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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연초 고위직 인사서 부는 여성바람

연말 연초 지방자치단체들이 고위직에 여성을 앉히고 있다.

경기도는 5급 승진예정자 70명 중 여성은 28명이라고 밝혔다. 5급 승진 예정자 중 여성 비율은 39.4%로 최고기록이라는 게 경기도 측의 설명이다. 여성 승진대상자가 거의 없는 공업, 선박, 시설직군을 제외하면 전체 승진예정자 52명 가운데 26명이 여성으로 절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성 평등 실현에 대한 이재명 지사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 이라고 말했다.

박정미 신임 양산소방서장 [
경남도 제공

경상남도에서는 도 소방본부 창설 이래로 첫 여성 소방서장이 나왔다. 경남도는 4일 박정미 도 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장을 양산소방서장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밝혔다.

박 신임 서장은 "35만 양산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소방정책을 펼쳐 나가겠다"며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고 소통하는 직장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경순 충북도 공보관
충북도 제공

충북도에서는 1989년 도지사 직속으로 공보관 제도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여성 공보관이 나왔다. 도는 지난 1일 자로 단행된 정기인사에서 조경순(55) 서울세종본부장을 신임 공보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조 공보관은 "첫 여성 공보관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일등경제 충북 달성을 위한 소통창구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는 올해 상반기 승진 및 전보인사에서 전체 사무관 승진자 25명 중 40%인 10명이 여성이었다.

전남 장흥군에서는 방지영 주민복지과장이 2021년 정기인사서 총무과장으로 발령, 첫 여성 총무과장을 배출했고 5급 승진 리더자 교육생 8명 중 3명을 여성으로 선발했다.

정종순 장흥군수는 "이번 인사를 통해 여성의 대표성 강화와 양성평등 위상을 새로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전지방경찰청이 지난 2007년 개청 이래 14년 만에 '대전광역시경찰청'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4일 정문에서 명칭 변경에 따른 현판교체 기념식을 개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제공

한편 경찰에서도 첫 여성 대전경찰청장이 나왔다. 경찰청은 지난 4일 송정애 치안감을 대전경찰청장으로 내정했다. 송 신임 청장은 2013년 대전·충남 지역 첫 여성 총경에 오른 데 이어 2018년에는 대전 첫 여성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하반기 인사에선 대전·충남 출신 첫 여성 치안감이 되기도 했다.

◆ 여성의 확대만큼 의무도 확대

한편 여성의 지자체 고위직 비중 확대로 위상이 달라진 만큼 의무 또한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 공무원 숙직제도다. 그동안 숙직은 규정된 것은 없지만 관행적으로 남성 공무원이 맡아왔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야간 당직을 여성 공무원까지 확대했다. 울산시 울주군, 경기도 안산시, 경기도 구리시 등도 차례로 여성 공무원 숙직 제도를 도입했다.

정부 중앙 부처의 경우 여성가족부 등 일부 정부 부처 역시 여성 공무원도 남성 공무원처럼 숙직 순번이 포함되어 있다.

여성 공무원까지 숙직제도를 실시중인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여성 공무원이 숙직 근무에 참여하면 남성 공무원들의 숙직 근무 주기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여성 공무원 숙직의 안정적인 정착과 직장 내 양성평등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여성 공무원이 지난 15일 구청 당직실에서 숙직 근무를 하고 있다. 용산구는 1월부터 3월까지 여성 공무원 숙직 제도를 시범 운영한다. 2020.1.16 [
서울 용산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