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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20일 공식 취임…취임식 주제는 '하나가 된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일주일 후인 20일(현지시간) 제46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세 번째 도전 만에 대권 고지에 오른 바이든 당선인이 11·3 대선 이후 70여 일 간 정권 인수 기간을 거쳐 제46대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바이든은 노련한 직업 정치인이다. 한 번의 공직 경험도 없이 당선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상원 의원 36년, 부통령 8년 등 화려한 정치 경력을 자랑한다.

바이든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 '정치적 이단아', '아웃사이더'로 워싱턴 정치를 부정하고 차별화하며 승리했다면, 바이든 당선인은 기성정치권의 풍부한 경험과 안정감을 앞세워 대권을 거머쥐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출신과 이력의 차이에서 보듯 바이든 시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척점에 서서 기조와 노선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폐기에서부터 일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가 구호로는 그럴듯하진 몰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식 언행과 맞물려 미국의 분열을 심화하고 장점인 역동성과 포용력을 훼손했다는 것이 바이든의 인식이다.

대외적으로는 '아메리카 퍼스트' 노선이 피아 구분 없이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외교 정책을 낳았고, 이는 미국의 국제적 위상 저하와 동맹 관계 악화, 결과적으로 미국의 약화로 이어졌다는 비판론이 강하다.

바이든 당선인이 내세운 키워드는 미국 내부적으로 통합이다. 바이든이 당선 확정 후 처음 제시한 화두는 통합이었고, 취임식 주제 역시 '하나가 된 미국'(America United)이다.

트럼프 4년간 분열상이 극심해진 데다 대선 불복 행보로 지지층 간 감정의 골마저 깊어진 상황을 치유하려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절박한 인식의 발로다. 이는 이민이나 복지, 경제정책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것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외정책 역시 취임 첫날 트럼프가 탈퇴한 국제조약 복귀를 선언하고 동맹부터 챙기겠다고 밝힐 정도로 철저한 단절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에서 탈피해 국제사회의 각종 현안에서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를 통해 글로벌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를 유지하고 상원 역시 조지아주 결선투표까지 거친 끝에 6년만에 다수석을 탈환해 안정적 국정운영의 토대를 마련한 상태다.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식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주요 경합주에서 박빙 승부가 벌어져 11월 7일에서야 대선 승리 첫 보도가 나왔지만, 기쁨도 잠시 곧 이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으로 각종 소송전에 시달렸다.

이렇다 보니 당선인이 정권 인수 기간에 으레 받던 행정부의 협력도 보름 이상 늦어졌고, 국방부와는 마지막까지 인수인계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어렵사리 대선일에서 두 달이나 경과한 시점인 지난 6일 의회 합동회의에서 합법적 당선인으로 최종 확정됐지만, 당일 트럼프 지지 시위대의 전례 없는 의회 난동사태가 벌어져 5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도 겪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태를 선동했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전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속에 취임하는 기묘한 상황을 맞고 있다.

특히 불복 정국이 이어지면서 상원 인준 청문회가 진행되지 못해 단 한 명의 장관 인준 완료자 없이 정권이 출범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의 여파로 취임식도 대폭 축소됐다.

역대 취임식에는 수십만 명이 모였지만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행사장 참석 자제를 요청한 상황일 뿐만 아니라 취임 퍼레이드와 축하 무도회와 같은 전통적 행사도 가상으로 진행키로 했다.

더욱이 취임식 당일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단 세력이 무장 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우려마저 고조돼 워싱턴DC에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의사당 주변에는 무려 1만5천 명의 주방위군이 배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