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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경매, 낙찰가율 역대 최대…투자수요 몰렸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과 전세 품귀의 영향으로 법원 경매시장에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었다.

3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1월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7.5%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전달(101.6%) 대비 5.9%포인트 상승한 것이자, 지난해 10월(104.4%)부터 4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법원경매 진행 건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과 평균 응찰자 수도 증가세다.

작년 12월과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각각 179건, 296건으로 지난해 평균치(533건)를 2개월 연속으로 크게 밑돌았다.

건물

반면 지난달 낙찰률은 74.3%로 3개월 연속 높아졌고, 지난달 평균 응찰자 수도 9.7명으로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서울시 성북구 석관동 두산아파트 전용면적 84.9㎡는 지난달 25일 감정가(4억7천400만원)의 약 1.8배인 8억3천990만원에 낙찰자를 찾았다. 응찰자는 32명이 몰렸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이 지난달 14일 8억6천700만원(17층)에 팔린 것을 고려하면 매매 시장과 경매 시장의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셈이다.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 풍경마을래미안한강2차 전용 84.98㎡도 지난달 28일 감정가(4억100만원)의 1.6배에 가까운 6억2천425만8천900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 또한 지난달 12∼30일 6억1천만∼6억5천400만원에 매매돼 법원경매 낙찰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21일)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61명)가 몰린 경기도 동두천시 지행동 부영아파트 9단지 전용 84.9842㎡도 2억1천170만원(낙찰가율 113%)에 새 주인을 찾았다.

매매 시장에서 같은 달 7일과 11일에 같은 면적이 각각 1억7천500만원(1층)과 2억1천만원(5층)에 팔린 것보다 낙찰가가 외려 더 높다.

오명원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정부 규제로 다주택자들의 추가적인 부동산 투자가 어려워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평균 응찰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낙찰가와 매매가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은 법원경매 시장에 실수요층이 유입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빌라(연립·다세대주택) 경매 시장에도 물건은 감소하고, 낙찰률과 응찰자 수는 증가세다.

작년 12월과 지난달 수도권 빌라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각각 413건, 776건으로 지난해 평균치(961건)를 하회했다.

그러나 지난달 기준으로 낙찰률(45.7%)과 평균 응찰자 수(4.5명)는 3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오 선임연구원은 "아파트 수요층이 눈을 낮추면서 법원경매 시장에서 빌라 물건도 빠른 추세로 소화되는 상황"이라며 "집값이 큰 폭으로 계속 오르는 데다 매물 품귀 현상도 심해지고 있어 무주택자들의 경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