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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BMW 턱밑 추격하는데…르노삼성 노사 내홍 계속

르노삼성자동차의 노사갈등 골이 깊어지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3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되면서 수출 물량이 급격히 줄었고 내수 판매실적도 악화하면서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본사인 르노그룹은 지난달 르노삼성차에 수익성 강화를 주문하며 경영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연초부터 비상 경영에 돌입하며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고 남은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하기로 했다.

이어 모든 임직원을 상대로 2월 말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은 2017년 때보다 반 토막 났지만, 인력은 그대로"라며 "지난해 7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불확실한 환경이 지속돼 더 어려워질 때를 대비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파업카드를 꺼내들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는 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57.5% 찬성률(제적 대비)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박종규 르노삼성차 노조위원장은 조합원을 상대로 "회사의 희망퇴직에 동요하지 말고 노조를 중심으로 일치단결 해달라"고 단합을 강조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 노조 노동조합

파업 돌입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일감 부족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판매 부진으로 효율적인 재고관리 차원에서 휴무하거나 야간생산조를 없애고 주간생산조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노조가 곧바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일감이 없어 차량 생산을 조절하는 회사의 전략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내부 의견도 제기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 회사 안팎으로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전혀 무시할 수 없다.

◆ 턱밑까지 쫓아온 벤츠·BMW

르노삼성의 노사 내홍 속에서 수입차 브랜드의 등록 대수는 르노삼성 판매 대수를 추격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1월 국내외 판매는 6천152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했다. 수출은 2천618대로 35.6% 증가했지만 내수는 3천534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 대비 17.9% 감소했다.

3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의 1월 등록대수 5천918대를 기록했다. BMW는 5천717대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