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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세금 감면 요구한 삼성전자, 그 이면에는 메모리반도체 편중 탈피

삼성전자가 미국 지방정부들에 공식적으로 세금 감면을 요구하며 투자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약 170억 달러(약 19조)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증설 투자를 밝히며 향후 20년간 8억550만 달러(약 9천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달라고 지방정부에 요청했다.

세제감면은 오스틴에 8천720만 달러, 텍사스주 트래비스 카운티에 7억1천830만 달러 규모로 요청됐다.

삼성전자는 세제 감면을 요청하면서 약 170억 달러(약 19조)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증설 투자 내용을 밝혔다. 여기엔 700만 제곱피트(약 6천500만㎡) 규모로 새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고, 향후 10년간 1천800개의 일자리 창출이 담겼다.

오스틴 투자가 확정될 경우 올해 2분기 착공해 2023년 4분기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외에도 애리조나와 뉴욕 등 복수의 후보지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투자를 위해 복수의 후보지를 다각적으로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기흥·화성·평택 등 기존 국내 사업장과 미국 오스틴 등 해외 후보지를 대상으로 증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전경/사진제공=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전경 /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투자의 이면에는 TSMC 넘고 메모리반도체 편중 벗어나기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경쟁사인 대만 TSMC를 제치고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첨단 공정의 기술력과 자본력을 앞세우며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TSMC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매출이 1조3천393억 대만달러(약 52조9천억원), 영업이익은 5천665억 대만달러(약 22조4천억원)로 집계됐다. 매출은 삼성전자 반도체보다 20조원 이상 낮지만 영업이익은 3조원가량 많은 것이다.

TSMC는 올해 최대 30조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로 TSMC의 추격을 방어하는 한편 메모리 반도체에 부문의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종합반도체 회사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편차가 큰 메모리 부문의 의존도가 높다 보니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따라 수익의 등락폭이 크다는 점은 약점"이라며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부문의 사업을 강화해 위험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최윤호 사장(CFO)은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무역갈등과 코로나19 확산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경쟁은 심화되고 기술 난이도도 높아져 미래의 지속성장을 위해 필요한 연구 개발 투자와 파운드리 등 시설투자 규모는 앞으로 더 크게 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