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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신고가 행진… 매물 쌓인 단지는 가격 하락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가격 급등세에 매물이 누적되면서 가격이 내리는 일부 단지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는 전셋값이 오를만큼 오르면서 가격을 다지는 기간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서울 전셋값, 신고가 경신 vs 매물 누적에 가격 하락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1% 오르며 작년 10월 넷째 주 이후 15주 연속 0.10% 이상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3주 동안 전셋값 상승률은 0.13%→0.12%→0.11%로, 오름폭이 2주 연속 둔화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초구에서는 반포동 반포써밋 전용면적 84.97㎡는 이달 6일 보증금 14억7천만원(13층)에 전세 계약서를 쓰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2단지 84.59㎡가 이달 3일 10억원(14층)에 신고가 전세 계약을 맺으며 처음으로 10억원을 넘기는 등 아직도 오름세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은평구에서는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7차 84.94㎡가 지난달 29일 보증금 7억원(5층)에 신고가로 전세 계약서를 썼다.

성북구 삼선동3가 삼선SK뷰의 중소형인 59.96㎡는 지난달 17일 보증금 6억9천만원(8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는 등 신고가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 A 공인 대표는 "전월세상한제로 집주인들이 일단 한번 전세를 주면 4년 동안은 가격을 못 올린다고 생각해 제값을 다 받겠다는 심리가 강하다. 전세 물건이 없는 건 아닌데 가격은 내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파트

최고점 대비 가격이 내린 단지도 심심찮게 보인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84.7㎡의 경우 이달 8일 보증금 8억4천만원(3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이지만, 최고 가격인 작년 10월 9억3천만원(1층)과 비교하면 보증금이 1억원 가까이 내려간 것이다.

마포구 신공덕동 신공덕삼성래미안1차 114.75㎡는 이달 4일 6억7천만원(18층)에 올해 최고 가격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으나 작년 6월 9억원(21층)에 비해서는 2억3천만원 낮은 수준이다.

광진구 광장동 신동아파밀리에 84.55㎡ 역시 이달 1일 7억5천만원(7층)에 전세 계약서를 썼는데, 작년 12월 9억원(8층)과 비교하면 1억5천만원 저렴한 것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이후부터 전셋값이 쉬지 않고 올라 너무 오른 전셋값을 세입자들이 받아주지 못해 일부 단지에서 매물이 쌓이고 가격도 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셋값이 내리기 시작했다기보다는 신고가 행진을 멈추고 가격을 다지는 시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단지가 입주를 시작하면 2∼3개월간 물량 공급이 집중되면서 인근 단지의 전셋값까지 영향을 받기 마련"이라며 "다만, 거주요건 및 양도소득세 강화 등 강화된 규제로 집주인 직접 입주 사례가 늘면서 전셋값 조정 기간이 짧아지고 상승폭이 커지는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