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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차기 회장 후보에…힘실리는 4연임 역할론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 올랐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5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김정태 현 회장,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압축했다.

앞서 회추위는 지난 1월 내부 인사 9명, 외부 인사 5명 등 14명의 후보군(롱 리스트)을 정했으며, 이날 심층 평가를 거쳐 후보군을 압축했다.

윤성복 하나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은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최종 후보군(Short List)을 확정했다"며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Short List) 선정에 있어 하나금융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임기는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회추위는 이들 후보군을 상대로 심층면접을 거쳐 이달 안에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하나금융지주 제공

눈길을 끄는 것은 김 회장의 4연임 가능성이다.

김 회장은 3연임에 성공한 뒤 추가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그럼에도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대내외 여건상 김 회장의 재신임이 필요하다는 데 최근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력 후보군이 법률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비상 상황에 따른 조직 안정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대안의 부재' 속에서 김 회장의 연임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에,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이 추가 연임을 하더라도 내년 주총까지 약 1년의 임기만 더 연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유력 후보군의 '사법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1년간 재신임을 받아 회장직 수행을 이어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지'일 수 있다는 의견이 하나금융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 차기 회장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 김 회장이 1년 더 연임하고 내년에 다시 회추위를 가동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장기 경영체제에 대한 금융당국과 여론의 부정적 인식 등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