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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사업소득 동시 감소…소득격차 더 커졌다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는 근로소득이 급감하고 상위 20%는 소득이 소폭 오르면서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4분기(10∼12월) 전국 가구(2인 이상·농림어가 제외)의 월 평균 명목소득은 516만1천원으로 1년 전보다 1.8% 증가했다. 증가율은 3분기(1.6%)보다 커졌지만,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가계의 어려움이 드러난다.

▲이전소득은 늘고 근로·사업 소득 3분기 연속 감소

고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근로소득은 340만1천원으로 0.5% 감소했다. 3분기(-1.1%)보다 감소율이 축소됐으나 4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자영업이 휘청이면서 사업소득은 99만4천원으로 5.1% 감소했다. 감소율이 3분기(-1.0%)보다 큰 폭 확대됐고 역시 4분기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사상 처음이다.

재산소득은 2만8천원으로 7.4% 늘었다. 3분기(18.5%)보다는 증가폭이 줄었다.

가계 소득을 떠받친 것은 이전소득이다. 이전소득은 63만6천원으로 25.1% 늘어 4분기 기준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정부가 지급하는 지원금과 수당 등 공적이전소득(41만7천원)은 22.7% 늘었다. 소상공인 새희망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공적이전소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친지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22만원)이 30.0% 증가했다. 추석 연휴 영향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경조소득이나 실비보험금 등 비경상소득은 10만2천원으로 49.1% 증가했다.

소득분배

▲2분기 연속 분배 지표 악화

2분기 연속 분배 지표가 나빠졌다. 지난해 4분기 중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6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천2만6천원으로 2.7% 늘었다.

그러나 1분위 가구가 근로소득 감소폭이 가장 컸다.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59만6천원)은 13.2% 급감했다. 2분위 가구 역시 5.6% 감소했다. 3분위와 4분위 가구의 소득이 각각 0.0%로 정체됐으나 5분위 가구(721만4천원)만 1.8%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는 취업자 감소 폭이 44만1천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용 지표가 가장 악화됐던 시기다.

소득 하위 가구 근로자의 일자리가 임시·일용직 등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보니 이들이 근로소득에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근로소득은 통상 전체 가구의 소득 중 약 2/3를 구성한다.

사업 소득면에서는 5분위 가구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 가구(27만9천원)가 6.2% 증가한 반면 5분위 가구(182만7천원)는 8.9% 급감했다. 5분위의 사업소득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4분기 기준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3분위와 4분위의 사업소득 역시 각각 5.7%, 5.1%씩 줄었다. 사업소득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부유한 계층이 더 큰 타격을 입은 셈이다.

빈부 격차는 심화됐다. 대표적인 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악화됐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가구원 수별로 나눈 가처분소득을 1분위와 5분위 대비로 비교하는 지표다. 수치가 오르면 분배의 악화를, 수치가 내리면 분배의 개선을 의미한다.

4분기 중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72배였다.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이 1분위보다 4.72배 많다는 의미다. 전년 동기의 4.64배보다 0.08배 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는 3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분배가 악화됐다는 의미다. 3분기 중 5분위 배율은 4.88배로 1년 전보다 0.22배 포인트 악화된 바 있다.

정부 지원금 효과를 제거한 시장소득(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사적이전소득) 5분위 배율은 7.82배로 1년 전의 6.89배보다 1배 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두 분기 연속 분배가 악화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한다"면서 "코로나19 취약업종·계층에 대한 피해지원 노력을 지속·강화하는 한편, 위기 이후 양극화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포용적 회복'을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