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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정몽구 등기이사 사임 속에 ESG 힘싣는다

현대자동차그룹 이사회가 정몽구 명예회장의 등기이사 사임과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내세웠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다음달 24일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서 등기이사를 내려놓는다. 정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임에도 미리 물러난다.

정 명예회장은 2016년 12월 최서원(개명전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한 이후로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80대에 접어들면서는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정 명예회장이 이번에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더라도 현대차 미등기임원과 현대모비스 미등기임원직은 유지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의 운전대가 아들인 정의선 회장에게 넘어오며 정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전체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는 만큼 별다른 영향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앞으로 이사회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정책 심의와 의결 권한을 부여하기로 하는 등 ESG 경영 체계를 가속화한다.

이미 ESG는 기업의 생존 필수 요소이자 소비자와 투자자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18일 주주총회 소집 공시에서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개편하고 ESG 관련 의사결정 권한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조만간 이사회를 거쳐 이 같은 취지로 정관을 변경하는 주총 안건을 확정하고 공시할 계획이다.

3사는 작년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주요 기업별 ESG 등급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하는 등 ESG 활동에 적극적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ESG 경영 강화는 정 명예회장이 일군 국내 재계 2위, 세계 5위 자동차 메이커 기반 위에 이뤄진다는 의미를 가진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ESG 경영체계를 확립해 인류에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미래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모든 임직원이 다 함께 노력해 시장과 사회에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