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보톡스 합의' 메디톡스·대웅제약 주가 급반등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간 4년 넘게 이어졌던 '보톡스 분쟁'이 양측 모두 '실리'를 챙기면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후 2시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메디톡스(30.00%)는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으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대웅제약(15.81%)도 10%대가 넘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 지속된 하락세에서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보톡스 관련주인 파마리서치프로덕트(3.47%), 휴젤(0.81%), 한국비엔씨(0.27%), 휴온스글로벌(0.17%), 제테마(-0.24%), 디에스케이(-0.28%), 알에프텍(-0.63%), 휴온스(-1.90%) 등이 대체로 보합권에 있는 것에 비해서도 눈에 띈다.

보톡스(보툴리눔톡신)는 메디톡스의 파트너사인 미국 제약회사 엘러간(현 애브비)이 제조한 근육수축 주사제 제품으로, 주름 개선용 주사제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6년 6월 메디톡스는 미국에서 대웅제약을 상대로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도용당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고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제품인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에 대한 경쟁사의 음해라며 맞서왔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 12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보고, 21개월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메디톡스 대웅제약

◆ 메디톡스, 나보타 판매 로열티 받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9일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나보타 판매에 대한 ITC 소송 등 모든 지적 재산권 소송의 해결을 위해 미국 엘러간, 에볼루스와 3자 합의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나보타 21개월 수입금지 명령과 그에 대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양측의 항소 절차 등도 더는 진행되지 않게 됐다.

또한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미국에서 나보타의 지속적인 판매와 유통을 위한 권리를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에 부여하기로 했다.

나보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미국에서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가 '주보'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합의금 총 3500만달러(약 380억원)를 2년간 분할해 지급하고 나보타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메디톡스는 에볼루스 보통주 676만2652주(16.7%)를 약 535억원에 취득, 2대 주주가 됐다.

이와 관련,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에볼루스와의 합의로 메디톡스는 상당한 실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1년 추정치만큼 나보타 매출이 발생한다면 6%의 로열티 가정 시 약 500만달러(한화 약 55억원)의 기술료를 수령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향후 메디톡스는 에볼루스 2대 주주라는 위치를 활용, 자사 톡신 제품의 미국과 유럽 시장 판매를 에볼루스를 통해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 대웅제약 "미국 사업 리스크 완전히 해소"

이번 합의로 양사는 ITC 위원회에 소송이 제기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갔고 대웅제약은 미국 내 보툴리눔 톡신 사업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게 됐다.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보유한 나보타의 재고도 판매할 수 있다.

또 ITC 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더는 진행될 소송이 없는 만큼 비경상 비용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도 회복될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메디톡스와의 ITC 소송 비용을 꼽았던바 있다.

대웅제약은 에볼루스와 함께 나보타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나보타의 글로벌 매출과 이익도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합의에서 빠진 데 따라 대웅제약이 아닌 에볼루스가 나보타의 매출 발생분에서 일부 금액을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지급하게 된다는 것이다.

에볼루스 측이 합의에 응한 것에 대해서는 ITC에서 주보를 21개월 수입 금지한다는 명령을 내린 데 따라 회사의 영업활동 중단을 피하기 위한 결정인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ITC의 21개월 수입금지에 대한 긴급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고 항소가 진행됨에 따라 애브비와 메디톡스도 자신들에게 불리한 소송 국면이 조성되었다고 판단해 합의했다는 것이 대웅제약 측의 분석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합의가 한국 및 타국에서의 법적 권리 및 소송 절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큼, 메디톡스와의 국내 소송은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