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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변동성 고개드는데…'빚투''손실' 개인투자자 주의보

개인이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일명 '빚투'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증시 변동성 확대를 지적하고 있어 개인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빚투'는 사상 최고치다.

지난 19일 기준 증권사의 신용공여 잔고는 전날보다 3천206억원 증가한 22조2천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공여 잔고가 22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용공여 잔고는 개인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이다.

빚투는 코스피 활황 속에서 계속 증가했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해 말 19조원대에서 1월 초 20조원을 넘어선 이후 같은 달 25일에는 21조6천331억원까지 치솟았다.

주식시장

그럼에도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이익은 비용보다 적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19 국면의 개인투자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발생 이후인 2020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2개월간 개인투자자의 1천807개 주식 거래이익은 약 13조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의 거래세는 약 9조8천억원, 위탁매매수수료는 약 3조9천억원 등 거래비용을 모두 13조7천억원으로 거래 이익보다 컸다.

연구원은 개인들의 거래이익이 비용보다 적은 이유에 대해 투자 대상 선정뿐만 아니라, 거래 시점의 선택에서도 효과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들이 스스로 능력이 뛰어나고 자신이 가진 정보가 더 정확하다는 '과잉확신'과 '주식투자가 대박 또는 도박의 기회'라는 인식이 코로나19 국면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나 과잉거래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거래환경도 과도한 거래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개인들이 충분한 투자지식을 보유하고 있고 온라인 거래의 편의성으로 일련의 투자과정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증시가 하락국면에 접어들게 되면 빚내서 투자한 개인 투자자는 손실을 입게 된다. 이는 개인 투자자 뿐 아니라 신용융자잔고 및 대출을 제공한 금융사에도 타격이 갈수 있다.

기재부 김용범 차관 거시경제금융회의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이런 가운데 정부는 증시 변동성 확대를 지적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3일 거시경제금융회의서 최근 주식시장에 대해 "그간 상승세를 보이던 주식 시장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의 유동성 회수 등 국내외 경제·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시장 변동성이 일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최근 들어 일일 거래규모와 투자자 예탁금이 연초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위험 요인에 대한 경계감이 병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준석 연구원은 "코로나19 국면에서 확인된 개인투자자의 거대한 투자수요는 한편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확인시켜 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19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과잉거래의 후유증을 우려하게 한다"며 "개인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공모펀드와 같은 간접투자수단과 전문적인 자문이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