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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효성 공정위에 총수변경 신청…세대교체 본격화

현대자동차와 효성그룹이 총수 변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효성그룹은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총수를 변경한다.

1일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효성그룹은 최근 이런 내용의 동일인(총수) 변경 신청서를 최근 공정위에 제출했다.

공정위는 지배력을 행사하는지를 기준으로 동일인을 결정한다. 동일인은 기업의 실질적인 지배자로 집단 지정 자료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진다. 소유 지분이 적어도 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크면 동일인이 될 수 있다.

◆ 50대 총수 맞는 현대차그룹·효성그룹

이번 현대차그룹과 효성그룹의 동일인 변경은 기존의 총수들이 고령을 맞이한데다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 물러나자 자연스레 나타난 것이다.

1938년생인 정몽구 명예회장은 80대에 접어들면서는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7월 중순 대장 게실염으로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하면서 한때 건강 이상설이 나돌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은 염증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해 입원 4개월여만인 작년 11월 말 퇴원, 한남동 자택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이번달 주주총회에서 마지막 남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도 임기 1년을 남기고 물러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 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회장
현대자동차 제공

1935년생인 조석래 명예회장은 고령인 가운데 건강 문제를 안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올해 만 85세로 고령인데다 지병인 담낭암이 재발해 건강이 매우 안 좋은 상황"이라며 "실질적인 경영권은 2017년 취임한 조 회장이 행사하고 있고, 실질적인 경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동일인 지정이 변경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조 명예회장의 병원 진단서를 제출하며 건강 상태를 동일인 변경 사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모두 50대 총수를 맞이하게 된다. 정의선 회장은 1970년생이며 조현준 회장은 1968년생으로 모두 50대다.

조현준 조석래 효성그룹
조현준 효성 회장./효성 제공

◆ 동일인 변경, 총수 범위와 공정위 규제기업 범위 바꾼다

공정위는 매년 5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 집단과 10조원 이상의 상호 출자 제한 기업 집단을 지정해 발표하며, 이때 동일인을 함께 명시한다.

공정위가 동일인을 누구로 지정하느냐에 따라 특수관계인, 총수 일가 사익편취 제재대상 회사가 바뀔 수도 있다.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와 이들이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이다.

5월이 되면 정의선 회장과 조현준 회장 중심으로 총수 일가 범위가 달라지게 되며 공정위 규제 대상 기업 또한 바뀌게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며 5월 1일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을 지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