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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백신 2차 접종용 비축분 1차 접종에 활용…접종 속도전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물량 중 2차 접종분을 1차 접종에 활용하기로 했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총 2번 맞아야 하는 백신의 2차 접종용 비축분을 1차 접종에 미리 사용함으로써 접종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10일 코로나19 백신 백브리핑에서 2차 접종용 물량 조기 활용 방안 관련 질의에 "2차 접종의 영향이 없는 범위 한에서 검토 가능하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외국 사례처럼 2차분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1차 접종을 한 뒤 2차 접종이 지연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1인당 2도즈(회분)씩 배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2차분이 들어와 있거나 들어오는 일정이 명백하다면 새 백신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으로 백신이 풍부한 상태가 아니고, 수급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면서 "이미 확보한 백신을 국내에 도입하고, 또 국내에 들어온 백신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접종 계획을 막바지까지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백신

방역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1차·2차 접종 간격도 조정했다.

당국은 그간 AZ 백신의 경우 1차 접종을 하고 8주 뒤에 2차 접종을 한다고 공지해왔으나, 이날은 1차 접종 후 8∼12주 사이에 2차 접종을 한다고 밝혔다.

이는 2차 접종분 조기 활용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홍 팀장은 이와 관련, "지난 2월에 WHO(세계보건기구)에서 12주 간격을 권고한 바 있고, 또 8∼12주 간격이 면역형성에 더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 등을 반영했다"면서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8∼12주 간격을 두고 예방 접종 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후 예방접종전문위를 열어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할지 여부를 심의한다.

또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및 이용자, 장애인, 노숙인, 65세 이상 등 2분기 접종 예정자에게 배정할 백신의 종류와 접종 시기 등도 논의한다.

한편 당국은 백신 접종이 가능한 몸 상태인지 판단하는 것은 의사 고유의 권한으로, 설령 '접종 불가' 판정 이후 코로나19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의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일각에서 백신 접종 후에 생기는 두통 등 면역반응을 고려해 백신을 맞은 의료진에게 하루 휴식을 부여하자는 의견이 나오는데 대해서는 "권고는 할 수 있지만 제도화되기 위해선 여러 부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