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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에 소비 줄이고 복권은 더 샀다

지난해 가계 소비지출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한 가운데 복권 소비는 7%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복권은 경기가 하강할수록 잘 팔리는 불황형 상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불황이 이어진 가운데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복권에 눈길을 돌린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월평균 복권 지출 금액은 590원으로 1년 전보다 7.2% 늘었다.

이 금액은 복권을 사지 않는 가구를 포함한 전체 표본가구의 복권 구매 금액을 평균해 산출한 것으로, 실제 가구별 복권 구매 금액과는 다르지만 전년 대비 비교가 가능한 지표다.

복권

같은 기간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2.3% 줄면서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감소율(조사 방법 다른 2017·2018년은 제외)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온라인복권(로또) 판매액은 4조7천9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해 복권 통합 발행이 시작된 2004년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또 '2020년 복권 관련 인식' 조사에 응한 전국 만 19세 이상 1천20명(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가운데 56.9%는 최근 1년 이내 복권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정구현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지난해 가계가 소비지출을 줄이는 가운데에도 복권 지출은 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가구당 590원이라면 적지 않은 수준으로, 대부분 가구는 복권을 사지 않더라도 복권을 사는 가구는 큰 금액을 지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복권 지출액이 전년 대비 45.3%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상위 20%(5분위) 복권 지출액도 44.8% 늘었다.

그 외 4분위는 복권 지출액이 33.1% 증가했고, 2·3분위는 전년 대비 복권 지출액이 줄었다.

정 과장은 "다만 월평균 기준으로 산출한 복권 구매 금액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증가율을 해석할 때는 유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