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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SKT 분할 후 반도체 M&A 확대하나

박정호 SKT CEO "반도체, 작은회사 인수보다 큰 움직임 시급"

SK하이닉스가 SK텔레콤 분할 후 반도체 인수합병(M&A) 보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농어촌 5G 공동이용 계획'과 관련한 통신3사 협약 체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분야 M&A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내에서 작은 반도체 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 움직임을 준비하는 것이 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시장 전체가 크게 재편되고 있다"며 "시장에서 큰 움직임을 준비할 때"라고 말했다.

박정호 SKT CEO SK텔레콤 최고경영자 부회장

SKT는 전날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SKT 존속회사)와 SK하이닉스 및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를 산하에 두는 ICT투자전문회사(신설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ICT투자전문회사는 반도체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SKT는 앞으로 "과거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진행했을 때보다 더욱 활발한 투자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D램 부문에서 글로벌 2위 회사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인텔 낸드사업부를 10조3천억원에 인수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낸드플래시 사업을 보강했다.

2018년에는 낸드플래시 전문 회사인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에 4조원을 투자해 지분을 보유중이다.

다만 SK하이닉스측은 "현재 검토중이거나 논의중인 M&A건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10조원이 넘는 인텔 낸드 인수 대금 납부 부담이 있는 하이닉스가 당장 M&A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공급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메모리 부문의 경쟁력을 갖춘 SK하이닉스가 장기적으로 시스템 반도체나 파운드리 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기업보다는 5G나 인공지능(AI) 분야의 유망기업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이는 모기업인 SKT의 주력 분야로 자금력을 갖춘 SK하이닉스를 통해 투자 확대에 나서는 형태다.

앞서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미국과 유럽 등 여러 지역에 연구개발 집중 육성을 위한 인프라를 만드는 안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미래성장동력으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5G 등 분야의 유망 기업을 발굴해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