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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과열 한목소리낸 이주열·파월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장들이 일제히 과열됐다고 경고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암호자산(가상화폐)이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데 제약이 아주 많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 팩트(사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서 2월에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은 이상 급등이 아닌가 싶다. 비트코인 가격이 왜 이렇게 높은지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암호자산은 내재가치가 없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그는 이날 "암호자산은 적정 가격을 산정하기 어렵고 가격 변동성도 매우 큰 특징이 있기 때문에 암호자산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 관련 대출 등 금융안정 위험이 커진다"며 "많은 다른 나라도 암호화폐 투자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우려의 시각으로 보고 있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걱정을 내비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4.15
한국은행 제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도 전날 가상화폐와 관련해 비슷한 시각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파월 의장은 워싱턴DC 경제클럽과의 원격 인터뷰에서 "가상화폐는 정말로 투기를 위한 수단"이라며 "결제수단으로서 활발히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천년 동안 사람들은 금이 실제로 갖지 않은 특별한 가치를 부여해왔다"며 가상화폐를 금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4.15
한국은행 제공

이를 두고 전문가는 가상화폐를 쉽게 용인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현재 통용되는 화폐의 주도권을 잡은 중앙은행이 새 가상화폐를 용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행 통화정책과 규제에서 (가상화폐가) 벗어나 있는데다, 중앙은행이 가상화폐를 화폐로 인정하는 순간 자칫 법정화폐의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IT(정보통신기술), 디지털 활성화 측면에서 새로운 화폐 수요가 있다면 중앙은행 스스로가 만드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를 투자 수단으로서의 가치는 있는 그대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이 나스닥 상장 첫날(14일·현지시간) 단숨에 857억8천만달러(약 95조7천억원)까지 치솟은 엄연한 사실을 애써 외면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