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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성장판 단 케이뱅크, 가상화폐 날개 계속 달까

이사회, 1조2499억원 규모 유상증자 의결...인터넷은행에선 최대규모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지난 26일 업계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케이뱅크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와 가상화폐 광풍에 힘입어 최근 성장했다.

케이뱅크는 26일 이사회가 1조2천499억원 규모(약 1억9천229만주)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터넷은행 중 최대규모의 유상증자다. 경쟁은행 카카오뱅크는 지난 12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케이뱅크는 이번 유상 증자가 마무리되면 자본금은 기존 자본금(9017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조1515억원으로 늘어난다.

케이뱅크 신사옥 을지로
케이뱅크 제공

◆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플랫폼 협력 예상

케이뱅크는 확충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 플랫폼 도약을 꿈꾼다.

회사는 정보기술(IT) 인프라를 더욱 확충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취지에 맞도록 신용평가모형(CSS)을 고도화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도 확대해 나가는 한편 KT그룹과의 시너지 상품·서비스 등 신상품을 추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이번 유상증자로 카카오뱅크 자본금(2조382억원)을 뛰어넘게 됐다. 향후 양사간의 대출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번 케이뱅크가 대규모의 증자에 사실상 성공한 점은 흑자 전환은 물론, 카카오뱅크와 함께 모바일은행 시장을 이끌어갈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케이뱅크, 유상증자-가상화폐 두날개 달까

케이뱅크의 이번 유상증자에서 눈에 띄는 것은 기존 계획보다 늘어난 규모다. 케이뱅크는 당초 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했다.

기존보다 두배 늘어난 유상증자 뒤엔 가상화폐 열풍이 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와의 제휴로 고객과 자금 규모가 크게 늘었다.

케이뱅크 고객수는 4월 말 기준 537만명으로 한 달 새 146만명이 늘었으며, 수신 잔액은 같은 날 기준 12조1400억원으로 한 달 새 3조4200억원이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가 이번 유상증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키운 것으로 알러졌다.

케이뱅크는 유상 증자 이후 업비트와의 재계약이 최대 현안으로 남았다.

케이뱅크 고위 관계자는 "업비트의 현재 시스템 수준이 양호하다고 생각한다"며 "특금법 기준에 따른 보완을 요청했는데 외부 회계법인과 함께 (실무진이) 검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비트 제휴는 케이뱅크 주주들의 입장이 변수다. 사실상 대주주인 KT는 관련 입장이 없지만 업비트와의 제휴가 케이뱅크 성장의 신의 한수가 된 만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보여진다.

2대 주주인 우리은행(지분 19.9%)은 케이뱅크에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냈다. 우리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와의 제휴는) 수수료 등 관련 수익은 크지 않은 데 비해 자금세탁이나 해킹 등 금융 사고의 부담이 너무 크다"며 "(우리은행이 2대 주주인) 케이뱅크에도 현재 계약 중인 거래소(업비트)와 관련해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에 우리은행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은행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유상증자 신규 투자자들을 보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털이 2천억원(약 3천77만주)씩, MG새마을금고가 대표 투자자(LP)로 있는 사모펀드가 1천500억원(약 2천308만주), JS프라이빗에쿼티와 신한대체투자운용이 공동 업무집행사원(Co-GP)으로 결성한 사모펀드가 1천250억원(약 1천923만주),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가 500억원(약 769만주) 규모로 각각 참여한다.

우리은행의 불참이 확실하다면 케이뱅크 내 우리은행 지분율은 내려갈 전망이다.

업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