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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조사 보고서 제출 연기…매각 늦어지나

새주인을 찾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조사 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기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채권조사 기간이 다음 달 10일에서 30일로 순연됐다.

이는 쌍용차 조사위원 한영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채권 조사 기간이 연장되었기 때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채권 신고가 늦어지면서 채권 조사 기간도 늘어나게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조사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기하게 된 것이 쌍용차가 구조조정 등 인건비 감축 방안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회계 장부상으로는 조사 보고서 결과가 청산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존속 가치가 높게 나오려면 노조와 구조조정에 대한 협상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쌍용차는 올해 자산재평가를 거쳐 작년 말 기준 111.8%였던 자본 잠식률을 3월 말 기준 86.2%로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유동 부채가 유동 자산을 8천432억원 초과하고 있다. 작년 말 3천700억원 규모였던 공익 채권 규모도 7천억원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전 직원의 퇴직 충당금이 포함된 금액으로 실제 채권은 3천700억원보다 줄었다는 것이 쌍용차의 설명이다.

정용원 법정관리인은 최근 노동조합에 ▲ 6월 말 매각 입찰 공고 ▲ 7월 1일 회생계획안 제출 ▲ 7월 말 인수의향서 접수 ▲ 8월 말 예비 실사 ▲ 9월 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10월 말 가격 협상 등의 매각 계획을 설명했으나, 줄줄이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쌍용자동차 제공

◆ 쌍용차 매각 단축 위해 조사위원이 매각주간사로

쌍용자동차는 이번 주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내부적으로 한영회계법인을 매각 주간사로 정하고 조만간 법원 신청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회계법인은 조사위원을 맡고 있어 매각 주간사를 맡는다면 매각 일정 단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쌍용차 유력 인수 후보자였던 HAAH오토모티브는 투자 의향은 여전하다.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와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인수 의향을 밝힌 상태다. 중국과 미국 업체도 공개 입찰시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노조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 전가는 부당"

노조는 구조조정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일권 노조 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또다시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며 사람을 잘라서 기업을 정상화하는 것은 틀린 얘기"라며 "노동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것만큼은 고민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정부의 경영 정상회 지원을 요청했다.

노조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면담을 갖고 회사 문제를 논했다.

이 자리에는 쌍용차에 대한 정부의 자금 지원 여부와 인력 구조조정 문제 등도 면담 테이블에 올라갔을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면담에서 은 위원장에게 회사 살리기를 위한 노조의 노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 쌍용차, 전기차·중형 SUV 출시 준비중

한편 쌍용차는 새주인 찾기와 함께 신차 출시로 자체적인 경영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경영 의지로 풀이된다.

쌍용차는 자사 첫 전기자동차인 E-모션(E100)을 시험 생산 중이다. 내년에는 중형 SUV J100 생산설비 루프공사대금과 메인라인 공사대금 등의 지급 허가를 신청하기도 했다.

쌍용자동차 쌍용차 첫 전기차 'E100' SUV
쌍용자동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