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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자도 못 갚는 '좀비 기업' 2013년 이후 최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의 매출이 줄고 영엄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 기업들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를 발표했다.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2만5천871개(제조업 1만929개·비제조업 1만4천942개)을 분석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이 1년 새 31.0%에서 34.5%로 늘었다. 이는 201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00%를 밑돈다는 것은 연간 수익이 이자 등 금융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기업

하지만 동시에 영업이익이 금융비용의 5배를 넘는 '500% 이상' 기업의 비중도 40.9%에서 41.1%로 확대돼 수익성 '양극화' 현성이 뚜렷했다.

전체 분석 대상 기업의 평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5.1%)과 매출액 대비 세전 순이익률(4.3%) 모두 전년(4.8%·4.1%)을 웃돌았다.

특히 반도체·컴퓨터 수출 호조와 유가 하락에 힘입어 전기·영상·통신장비(6.1%→9.0%), 전기가스업(0.6%→5.6%)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뛰었다.

기업 매출도 2년 연속 줄었다.

조사 대상 기업의 매출은 전년(2019년)보다 평균 3.2% 감소했다. 2019년(-1.0%)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했고, 감소 폭(-3.2%)은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매출 감소는 제조업(-3.6%)이 비제조업(-2.6%)보다 두드러졌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4.3%)은 외형축소를 겪은 반면 중소기업(0.8%)은 매출이 다소 늘었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유가 하락 탓에 석유정제(-34.3%), 화학제품(-10.2%)의 매출이 급감했고 항공사 여객·화물수송 감소로 운수창고업(-8.3%)도 큰 타격을 입었다.

비대면 활동 확산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컴퓨터 수출이 늘어나면서 전기·영상·통신장비(7.5%) 매출이 증가했고, 진단·검사장비 수출 증가와 함께 의료용 물질·의약품(18.3%) 업종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다른 성장성 지표인 총자산 증가율 평균은 4.9%로 집계됐다. 역시 2019년(5.0%)보다 낮은 수준이다.

기업 재무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97.4%)과 차입금 의존도(차입금+회사채/총자산·28.2%)는 전년(97.6%·28.3%)과 비교해 소폭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