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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체감경기 두달 연속 주춤. 원자재·부품 수급 차질

기업들의 체감 경기 개선 추세가 주춤해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차질 등이 기업 경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실적 BSI는 88로 5월과 같았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달 조사는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3천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 가운데 2천807개 기업(제조업 1천640개·비제조업 1천167개)이 설문에 답했다.

업황 BSI는 앞서 3월과 4월 두 달 연속 올랐지만, 5월 이후 2개월째 제자리에 머물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98)가 5월보다 2포인트 올랐지만,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81)에는 변화가 없었다.

특히 제조업 업황 BSI는 2011년 4월(99) 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업종별로 업황에 다소 차이가 있는데, 제조업의 경우 반도체 수급 문제 등이 다소 해결되면서 업황 BSI가 높아졌지만, 비제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문제 등으로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을 보면, 케이블 수요 증가로 전기장비업이 6포인트나 뛰었고, 반도체·전자부품 수요가 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도 3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화학제품 스프레드(제품가-원재료가) 축소 탓에 화학물질·제품(-5p)에서는 기업 체감경기가 나빠졌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을 돌파하며 석유 화확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커졌다.

국제유가는 24일(현지 시각)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 인도분 선물은 22센트(0.3%) 상승해 배럴당 73.30달러를 기록했고, 북해 브렌트유 8월물은 37센트(0.49%) 뛴 배럴당 75.5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제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3p)과 중소기업(+8p)이 큰 체감경기 차이를 보였고, 내수기업(+1p)과 수출기업(+2p)은 모두 소폭 개선됐다.

비제조업의 경우 판매상품의 원가 상승과 수급 차질 등의 영향으로 도소매업(-7p)이 크게 떨어졌고, 분양·임대 수입 감소로 부동산업(-6p)도 고전했다. 반면 광고·행사대행 수주 증가 덕에 전문·과학·기술업(+6p)의 체감경기는 좋아졌다.

6월 실적이 아닌 7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지수(90)는 6월(88)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제조업(99)과 비제조업(82)에서 각 2포인트, 1포인트 올랐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6월 경제심리지수(ESI)는 109.3을 기록했다. 5월보다 3.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109.3)도 한 달 사이 3.3포인트 뛰었다.

기업

▲원자재·부품 수급 차질, 기업체감경기 호조세 둔화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주요 원자재와 반도체 부품 수급난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제조 기업의 생산·투자 계획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상위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BSI)를 조사한 결과 7월 전망치는 6월(102.6)보다 소폭(0.3포인트) 하락한 102.3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BSI가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긍정 응답이 부정 응답보다 많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 응답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문별 7월 BSI 전망치는 내수(100.0), 수출(100.3), 투자(102.3), 고용(105.7), 자금사정(101.8), 채산성(99.7), 재고(99.2, 100 이상은 재고 과잉 의미) 등으로 나타났다.

투자와 고용은 긍정적 전망이 우세한 반면 내수는 지난 3월 이후 지속적으로 호조세가 둔화하고 있다.

채산성은 6월(99.0)에 이어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업종별 7월 전망치는 비제조업은 104.4로 6월(99.4)보다 5.0포인트 증가했지만, 제조업 전망치는 100.9로 4.2포인트 감소하며 지난 3월(114.0)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2월까지 회복세가 지속되던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최근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의 부문별 전망치를 살펴보면 내수는 6월보다 7.6포인트 감소한 96.1로, 지난 3월(111.8) 기준선인 100을 넘어선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100선을 밑돌면서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는 전달보다 4.7포인트 감소한 101.3, 고용은 3.3포인트 감소한 101.8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제조업 경기 불확실성은 곧 실물경제 전체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원자재·부품 수급 차질을 타개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