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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유력 인수후보자 HAAH, 쌍용차 인수 위해 새 회사 설립"

"중국 사업 청산하고 쌍용차 사업 전념 의지 전해"...인수전 참여는 지켜봐야

쌍용차의 유력 인수 후보자였던 HAAH오토모티브가 중국 사업을 접는 대신 새 회사를 설립해 쌍용차 인수 작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동안 고정비 등의 부담에 투자 결정을 수차례 미뤄온 데다 이미 경영 상황이 어려운 것이 확인된 만큼 실제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쌍용자동차 제공

21일 쌍용차에 따르면 듀크 헤일 HAAH오토모티브 회장은 최근 카디널 원 모터스(Cardinal One Motors)를 설립했다.

쌍용차 측은 "HAAH오토모티브는 중국 체리사와의 비즈니스를 전담하기 위한 조직으로, 현재 미중 관계 악화로 청산을 결정했다"며 "쌍용차와의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새 회사를 설립한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헤일 회장은 중국 자동차를 수입해 미국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려던 계획을 접고 조만간 파산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AAH오토모티브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거점을 둔 자동차 유통업체로, 중국 체리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반조립 상태에서 들여와 반타스와 티고 등의 브랜드로 판매할 예정이었다.

헤일 회장은 쌍용차에 "현재 보유 중인 딜러네트워크와 투자자 그룹은 현 사항을 이해하고 우리의 계획을 지지하고 있어 중국 사업 정리에 대한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고 쌍용차는 전했다.

쌍용차는 "쌍용차와의 비즈니스를 전담할 새 회사(카디널 원 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작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를 두고 쌍용차 인수·합병(M&A)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매각 주간사와 법원 등도 HAAH오토모티브가 그동안 투자 결정을 미뤄 왔던 데다 최근 미국 판매 전략을 담당해 온 임원들이 잇따라 퇴사하는 등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자 이미 인수 후보군에서 사실상 배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가 P플랜(단기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 중일 때에도 자금줄을 쥔 투자자가 쌍용차의 부채 상황과 조업 중단 등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 투자 결정을 미뤄왔다.

이에 따라 실제로 카디널 원 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예정이지만, 아직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익 채권(약 3천900억원)과 이후 투자비용 등을 포함하면 실제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8천억∼1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이 매각에 성공한 스토킹 호스 방식의 가능성도 거론된다.

스토킹 호스는 우선 매수권자(예비 인수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며, 입찰 무산 시 예비 인수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으로, 이스타항공은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에 우선 매수권을 부여한 뒤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