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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변동금리 82%, 금리 오르면 이자부담 급증 우려

지난 6월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7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변동금리 비중 6월 81.5%, 7년6개월 만에 최대

2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가 81.5%로 2014년 1월(85.5%)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지난해와 2019년 신규 가계대출 기준 변동금리 평균 비중(63.8%, 53.0%)과 비교하면, 불과 1∼2년 사이 20∼30% 포인트(p)나 뛴 셈이다.

신규 대출이 아닌 가계대출 전체 잔액 기준으로도 6월 고정금리 대출 비율(27.3%)은 2014년 9월(27.2%)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 남아있는 가계대출 가운데 72.7%가 변동금리 대출이고, 이 비율도 6년 9개월 만에 최고라는 뜻이다.

대출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내비치면서 가계대출 이자 부담 급증이 우려했다.

그러나 대출자들의 금리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데는 무엇보다 현재의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대출자가 예상할 수 있는 향후 수년의 잠재적 변동금리 상승분보다 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16일 기준 코픽스(COFIX)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49∼4.03% 수준이다.

하지만 코픽스가 아닌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2.89∼4.48%로, 변동금리보다 상단과 하단이 0.4%포인트 이상 높다.

고정금리의 경우 최근 빠르게 오르는 은행채 5년물 등 지표금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그러나 코픽스 등을 기준으로 삼는 변동금리에는 수신(예금)금리 등 은행의 종합적 조달 비용이 반영되기 때문에 상승 속도가 고정금리만큼 빠르지 않고, 그만큼 격차가 커지는 추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4대 은행의 금리 범위를 기준으로 0.4%포인트 정도지만, 개별 은행 안에서는 같은 조건의 대출에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7∼0.8%포인트나 높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최근 거의 1%포인트까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격차가 벌어진 때도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출자가 미래 금리 상승에 대비해 더 높은 고정금리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