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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 문답] 사상 첫 파업 위기의 HMM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를 문답 형식으로 알아보는 '이슈인 문답' 입니다.

올 상반기 주가 급등으로 2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흠슬라'로 불리는 국내 최대 해운사 HMM(구 현대상선)이 사상 첫 파업 위기에 직면하면서 주가도 급락하고 있습니다.

◆ 파업 위기라고 하는데 현재 어떤 상황인가?

현재 HMM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 난항으로 창사 45년만에 파업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노조 측은 25%, 사측은 5.5%의 연봉 인상률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네 배가 넘게 차이가 나다보니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쟁의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중노위 조정시한은 이달 19일까지로 2주 가량 남아 있습니다. 중노위가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됩니다.

◆ 노사 입장 차이가 큰데,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노조 측은 지난 2011년부터 8년간의 임금 동결 및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근거로 2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임금이 동결됐던 이유는 2010년 이후 해운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빠지면서 HMM의 전신 현대상선이 채권단 관리 아래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후 HMM은 회사를 살리는데 동참했던 직원들의 노력과 코로나19 등에 따른 해운 환경 변화, 해운 재건 5개년 계획 등에 힘입어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낸데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사측은 연봉 5.5% 인상 및 월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격려금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측이 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실제로 채권단 측은 HMM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출자전환과 영구채 직접 지원 등 모두 3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축포를 터트리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입니다.

HMM 프레스티지호
▲ 5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프레스티지호, 사진=HMM.

◆ 물류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HMM은 국내 유일의 대형 컨테이너선사로, 파업 시 국내 기업들의 수출길이 완전히 막히게 됩니다.

지난 2016년말 당시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했을 당시 국내 기업들은 극심한 물류대란을 겪은 바 있습니다. 현재 HMM이 초대형선 20척을 투입했지만 한진해운 파산 이전의 선복량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HMM의 임단협은 지난해말에도 난항을 겪었던 바 있습니다. 이에 산업은행은 대규모 공적자금이 지원된 점과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원활한 해운물류 지원이 필요한 상황 등을 고려해 갈등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고, 노사는 새해 30분을 앞두고 극적으로 중노위 조정안인 임금 2.8% 인상안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임단협의 경우 최근 1년 반 동안 141명의 직원이 퇴사한데다, 세계 2위 선사 MSC가 HMM 직원들을 겨냥해 연봉 2.5배를 내세우며 한국인 선원 채용 공고를 내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