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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빅테크 압박에 바이트댄스 증권 사업 포기

중국 바이트댄스(중국명 쯔제탸오둥<字節跳動>)가 증권 관련 사업을 접기로 했다.

중국 당국이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의 금융 영향력 축소 의도를 분명히 한 가운데 정책에 재빨리 순응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2일 21세기경제보도 등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연내에 증권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바이트댄스는 21세기경제보도에 "금융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있고 증권 사업을 매각하려 계획하고 있다"며 "회사 내부적으로 향후 다시는 증권 사업을 하지 않기로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바이트댄스는 현재 '하이툰주식'(海豚股票)이라는 이름의 증권 정보 제공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이와 별도로 홍콩에서 설립한 증권사인 쑹수증권(松鼠證券)을 통해 홍콩과 미국 등지 주식 거래 서비스를 일부 제공 중이다.

중국의 대형 인터넷 플랫폼들은 거대한 이용자들을 바탕으로 은행·증권·보험 등 다양한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도모해왔다.

알리바바 계열사로 중국의 전자결제 시장을 장악한 알리페이(즈푸바오·支付寶) 서비스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은 빅테크의 대표적인 핀테크 사업 성공 사례로 손꼽혔다.

그러나 작년 10월 마윈의 '설화'(舌禍) 사건을 계기로 핀테크는 중국 당국이 가장 강력히 규제하는 사업 분야가 됐다.

당시 마윈과 당국 간의 충돌 지점도 바로 핀테크였다. 마윈은 공개 행사 연설에서 앤트그룹 등 핀테크 산업에 관한 당국의 규제가 낡았다고 성토했고 중국 당국은 곧바로 앤트그룹 상장을 직전에 엎어버리는 초강수로 응수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그간 느슨한 규제 속에서 급성장한 대형 인터넷 기업 계열 핀테크 회사들이 자국의 금융 안정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직설적으로 대형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이 금융에서 영향력을 축소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인민은행,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등 4개 금융감독 기관은 지난 4월 텐센트, 바이트댄스, 징둥닷컴 등 대형 인터넷 기업들을 불러 모은 가운데 인터넷 기업들이 편법·불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를 엄정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틱톡

글로벌 서비스인 틱톡과 틱톡의 중국 국내 버전인 더우인(抖音)의 성공으로 급성장한 바이트댄스는 알리바바, 텐센트에 이어 중국을 대표하는 빅테크로 부상했지만 중국의 규제 강화 흐름에 비교적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당국의 암묵적 경고 속에서도 미국 상장을 강행한 뒤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滴滴出行)과 달리 바이트댄스는 미국 또는 홍콩 증시에서 상장을 추진하다가 잠정 중단했다.

또 세계적 청년 부자가 된 장이밍(張一鳴·38) 바이트댄스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돌연 퇴진을 선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