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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1%대 하락 우려. 한국 경제 기초체력 약해져

잠재성장률이 1%대로 하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잠재성장률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한나라의 노동력, 자본 등 생산 요소를 모두 투입해 달성할 수 있는 최대의 경제성장률로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던 지난달 26일 "코로나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에 잠재성장률을 다시 추정해봤다"며 "그 결과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3년 전에는 재작년, 작년(2019, 2020년) 잠재성장률을 2.5% 수준으로 봤는데, 상당폭 낮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상당히 충격적이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 인구 감소, 코로나로 인한 고용 충격, 서비스업 생산력 저하 등이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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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은 10년 전인 2011∼2015년엔 3.4∼3.0%, 2016∼2020년엔 2.9∼2.8% 그리고 작년과 재작년엔 2.6∼2.5%로 완만하게 하락했으나 올해엔 급격하게 추락했다.

실제 지난 2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2020년대, 2030년대 잠재성장률을 각 2% 초반, 1%대로 추정했다. 경제를 추동하는 에너지인 기초 체력이 부실해지면 성장도 일자리 창출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 인구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고, 경제가 성숙하면서 자본투입을 통해 성장을 높이는 것도 한계에 다다른 만큼 성장력을 끌어올린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정부가 대규모 재정 투입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이기도 어렵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잠재성장률은 점차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하락세는 너무 가파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작년 초 우리나라의 최근 2년간 성장잠재력 하락 폭이 전체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권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IMF는 미국의 50% 수준인 노동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 정규직의 고용 유연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노동시장 개혁 등 구조혁신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다르지 않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잠재성장률을 올릴 수 있는 요인 가운데 자본과 노동 투입은 한계점에 이르렀기 때문에 총요소생산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 측면에서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혁신을 이루고, 제도적 측면에서는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를 걷어내야 하며, 사회적 신뢰나 법질서 준수 등의 사회자본을 선진화해 경제가 최대한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역동성을 높여 창업과 투자를 끌어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재정 투입으로 성장률을 높이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산업 인프라 구축엔 적극적으로 나서되 기업활동과 투자의 효율성에 걸림돌이 되는 관료주의적 간섭은 억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잠재성장률 2%라는 것은 곧 1%로 내려앉는다는 얘기 아니냐"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3만달러를 간신히 넘은 국민소득이 4만달러 위로 올라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2% 후반의 잠재성장률은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