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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김여정 담화 면밀검토"…물밑선 "남북대화 물꼬" 반색

통신선 재가동·이산가족 상봉 등 기대…정상회담엔 말 아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대화 의지를 강조한 담화를 발표한 가운데 청와대는 26일 이틀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담화 내용을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며 "정부는 남북관계의 복원과 발전을 위해 늘 같은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정부의 입장은 통일부가 발표한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는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김여정 북한 노동당 조선노동당 부부장 문대통령 김부부장 2018.2.10
사진은 지난 2018년 2월 10일 청와대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 청와대 제공

여기에는 지난 8월에도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가 2주 만에 가동이 중단되는 등 북한의 행보에 예측이 어려운 면이 있다는 점에서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종전선언 제안이 문재인 대통령의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인 만큼 성급하게 논의를 진전시키기보다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자세로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표면상의 신중론과 별개로 청와대 물밑에서는 꽉 막혀있던 남북미 대화의 물꼬를 튼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이후 리태성 외무성 부상이 한 번, 김 부부장이 두 번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북한의 반응이 나온 것, 특히 담화가 거듭될수록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강해지는 점 등은 충분히 고무적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을 지지한다"고 밝히는 등 미국 측의 시그널이 나쁘지 않은 것도 대화 분위기를 무르익게 하는 요인이라고 청와대는 바라보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 내부에서는 조만간 남북 간 구체적인 관계개선 움직임이 가시화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섞인 예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우선 남북 간 통신연락선 재가동부터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산가족 화상 상봉 성사 여부도 지켜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또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최근 비핵화의 진전과 관계없이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만큼, 이를 연결고리로 교착 상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부부장이 언급한 남북 정상회담의 경우 청와대 관계자들은 '통신연락선 재가동 등 소통채널 복원이 우선'이라며 섣부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 기대처럼 남북대화가 순항할 경우 추후 남북 정상 간 친서 혹은 특사 교환 등 정상회담을 위한 협의 등이 충분히 시도될 수 있다는 것이 청와대 안팎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