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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대란에 LNG값 급등…난방철 수요 급증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계속 급등하면서 에너지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석탄의 대체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고,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난방 가스 수요도 크게 늘며 가스가격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러시아는 가스 공급을 무기로 유럽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올해 들어 280% 폭등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153% 급증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도 올해 들어 280% 폭등하는 등 연일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의 가스 도매요금은 지난 6일 한때 연초의 거의 7배 수준인 단위당 407펜스까지 치솟았다가 러시아의 '가스공급량 유지' 발언에 257펜스로 떨어졌다.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국가들의 가스 가격도 영국과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이처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천연가스 가격 급등의 원인은 중국의 LNG 수요 급증과 풍력 발전량 감소, 겨울철 수요 등 계절적 요인이 꼽힌다.

특히 국제에너지 시장의 '큰 손'인 중국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중국은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둘러싼 호주와의 대립으로 호주산 석탄의 수입이 막히자 올해 들어 석탄을 대체할 천연가스의 수입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작년 말 기준 LNG 수입량 순위는 일본, 중국, 한국 순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중국뿐 아니라 다른 주요국들도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석탄과 석유에 비해 비교적 '깨끗한 연료'로 인식되는 LNG 확보에 나서면서 국제시장에서 LNG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기상이변에 따른 풍력발전 감소도 가스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기상이변으로 바람이 덜 불어 풍력 발전량도 크게 줄어들자 천연가스 수요가 반대급부로 급증하면서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외에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를 예상한 경기회복 움직임과 겨울철 에너지 수요 급증 등 계절적 요인도 천연가스 가격의 고공행진에 한몫을 하고 있다.

LNG
[AFP/연합뉴스 제공]

▲러시아, 가스수출 무기로 유럽에 영향력 확대 모색…미국 "예의주시"

러시아가 LNG 공급을 늘리면서 에너지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일 자국의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에 우크라이나를 통한 유럽으로의 가스공급량을 줄여서는 안 된다면서 계약 의무를 준수하라고 지시했다.

푸틴은 또 국제 가스가격 안정화를 위해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늘리자는 제안에도 동의했다.

푸틴의 이런 발언 이후 영국의 가스 도매가가 9% 급락하는 등 가스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다.

러시아의 세계 가스시장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이 확인된 것이다.

국제에너지 시장은 러시아가 유럽으로 공급을 크게 늘릴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자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유럽 대륙으로 15%가량 가스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역시 유럽의 가스난과 관련한 러시아의 역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가스프롬이 시장을 교란하는지 여부를 포함해 유럽의 가스 공급을 둘러싼 러시아의 역할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세계 천연가스 쟁탈전 치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천연가스 공급은 제한적인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 등 구매자들이 겨울철에 앞서 자신들의 탱크를 채우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 세계 천연가스 재고는 이미 걱정스러울 정도로 떨어진 가운데 수요 증가와 공급망 혼란 등으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에너지 관련 정보제공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수요는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5.3% 증가했다.

반면 천연가스 공급은 생산시설 증설에 시간이 걸리고 허리케인 등의 여파로 수요에 신속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등에서는 가뭄으로 수력발전이 제한되자 발전용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고 있고,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일부 국가에서는 석탄과 석유 등을 원료로 하는 화력발전을 늘려 석탄과 원유가격 상승을 초래하기도 했다.

저널이 에너지·원자재 정보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에서 100만BTU(열량단위) 당 천연가스의 가격은 지난 2월 18일 6달러에서 8월 10일 현재 17.1달러로 약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앞서 6일 동북아 지역 LNG 가격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도 11월 선적분 기준 100만BTU(열량단위) 당 56.326달러로 하루 만에 42.0% 폭등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천연가스 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로열더치셸이 임대한 LNG 운반선은 지난달 스페인 남단의 지브롤터 해협에서 급히 항로를 바꾸기도 했다.

아시아 고객을 향해 운항하던 중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항로를 바꾸라는 긴급 지시를 받고 유턴을 한 것이다.

또 다른 LNG 운반선인 '가스로그 세일럼'도 걸프만을 출발해 아시아로 향하다 지난주 지중해로 갑자기 항로를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는 운항사들이 더 높은 이익을 위해 기존 고객에 대한 변상을 무릅쓰고 천연가스 운송 순위를 갑자기 바꾸거나 취소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