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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난·인플레이션에 세계 경제 성장 3분기 둔화

전 세계적인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 상승세로 인해 3분기 세계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발표된 경제 수치들을 보면 항만 화물처리 적체, 원자재와 각종 부품의 공급 병목 현상 등으로 세계 각국의 산업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N 비즈니스(N Business) 보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팬데믹으로 인한 공장 폐쇄, 비행기 결항, 세계 교역량이 감소 등의 영향으로 세계적 공급망 혼란 사태가 빚어졌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성장률 회복 추이 자료=ACCA, Global Economic Conditions Survey Report:Q3 2021]
세계 경제성장률 회복 추이 자료=ACCA, Global Economic Conditions Survey Report:Q3 2021]

또한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로 인해 억눌렸던 수요가 살아났으나 팬데믹으로 인한 제조업 분야에서 노동력이 감소해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IMF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팬데믹 기간 동안 컨테이너의 세계 유통이 크게 왜곡됐다. 수에즈 운하 폐쇄, 코로나19 발병에 따른 중국 주강삼각주 항구 제한, 로스앤젤레스 항구와 롱비치 항구 혼잡 등 일시적인 중단으로 인해 운송 지연 사태가 악화했다"라고 분석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세계 회계사 전문 기구인 ACCA(공인회계사 협회)도 '2021년 3분기 글로벌 경제 상황 조사' 보고서에서 3분기 글로벌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ACCA는 보고서에서 신흥 시장은 낮은 백신 접종률과 봉쇄 조치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선진국은 공급 부족 현상과 소비자 물가 상승이 경제 성장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글로벌 수요 회복으로 원자재 가격이 반등했으며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여러 국가의 자동차 생산이 감소했다. 인플레이션과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공급 병목 현상 등으로 글로벌 경제 회복은 느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이날 영국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영국 8월 국내총생산(GDP)은 전월 대비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통계 전문 업체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영국 국가통계청(ONS)은 "코로나19 확산이 완화되면서 영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4.8%에서 5.5%로 상향했다.

영국 연도별 GDP 추이 [자료=STATISTA]
영국 연도별 GDP 추이 [자료=STATISTA]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가 7월 중순에 거의 모두 해제된 덕분에 서비스 부문이 성장했으나, 제조 부문은 공장들이 공급망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경제 성장에 거의 기여하지 못했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특히 영국은 트럭 운전사 부족으로 항만 적체 현상이 심각하다.

영국 최대 상업항인 펠릭스토우항에 컨테이너를 내릴 공간이 부족해지자 세계적인 해운선사 머스크는 영국이나 유럽의 다른 항만에 화물을 부리고 나서 작은 선박을 이용해 이를 펠릭스토우항으로 나르는 실정이다.

일본은 8월 기계류 수주가 전월 대비 2.4% 감소해 시장의 수주 증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스웨덴은 8월 GDP가 3.8% 줄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밑돌았다.

운송 문제와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제조업 생산이 4.5% 감소한 영향 때문이다.

OECE 2021년 유럽 경제성장률 전망 [자료=©Brexit Facts4EU.Org]
OECE 2021년 유럽 경제성장률 전망 [자료=©Brexit Facts4EU.Org]

스웨덴 볼보 자동차는 자동차 업계를 짓누르고 있는 반도체 칩 공급 부족 여파로 8월에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유럽의 경제대국 독일은 8월 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4.0% 감소했다.

이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생산 감소에 기인한다고 독일 연방통계청은 설명했다.

2018년 중국 시장에서 국가별 차 판매량 [자료=DW]
2018년 중국 시장에서 국가별 차 판매량 [자료=DW]

독일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은 9월에도 이어졌다.

독일 자동차 회사 오펠은 반도체 수급난에 연말까지 아이제나흐 공장의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9월 말에 밝혔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전력난까지 겹치며 독일 회사의 자동차 판매가 9월에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급감하기도 했다.

중소기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국책은행 독일재건은행(KfW)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380만개사의 절반가량이 철강, 알루미늄, 플라스틱, 목재 등 전방위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가격 인플레이션 실재와 전망 [자료=블룸버그]
소비자 가격 인플레이션 실재와 전망 [자료=블룸버그]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미국 소비지출의 급격한 감소를 이유로 3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7.0%에서 6.0%로 1.0% 포인트나 내렸다.

이에 앞서 이달 10일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소비 회복 지연 전망 등을 내세우며 미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5.7%에서 5.6%로 소폭 낮췄다.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예측 [자료=ACCA. Global Economic Conditions Survey Report:Q3 2021]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예측 [자료=ACCA. Global Economic Conditions Survey Report:Q3 2021]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5.4% 상승한 것으로 이날 발표됐다. 이로써 5개월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더 이코노미시트(The Economist)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제 전문가는 미국 소비자 물가가 올해 1.9%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5월까지 3개월간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간 기준으로 8.3%로 상승했다. 이는 1980년대 초반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6월 미국 ISM(US ISM Manufacturing Prices) 제조 가격 지수는 소비자 물가가 13.3% 상승한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더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난 이유로 대규모 경기 부양 정책과 내구재 수요 증가를 꼽았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유럽 역시 미국과 동일한 문제에 직면했으나 수요가 감소하면서 경기에 민감도가 높은 내구재는 지난해 5월 대비 1.5% 상승률을 보였다.

저널이 실시한 경제전문가 설문 결과에 따르면 중국 3분기 경제성장률은 5.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대대적인 전력난, 부동산 시장 위축 등으로 인해 2분기(7.9%)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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