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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부동산 규제에 중국 3분기 성장률 최저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1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최근 전력 부족과 공급망 차질, 부동산 시장 규제, 코로나19의 산발적 확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산업 생산이 위축되며 1년 전보다 4.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고 17일(현지 시각) CNBC는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로이터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이는 5.2% 성장에 대한 기대치를 하회한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 기저효과에 힘입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2년 이후 역대 최고인 18.3%까지 올랐었다. 이후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2분기에 7.9%로 낮아진 데 이어 3분기에도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3분기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를 밑돈다.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전망치는 각각 5.2%, 5.0%였다.

9월 산업 생산은 3.1% 증가해 로이터가 예상한 4.5%에 미치지 못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푸 링후이(Fu Linghui)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기자 회견에서 "3분기에 들어서 국내외 위험과 도전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푸 대변인은 전력 부족이 정상적인 생산에 제한적 영향을 미쳤지만 경제적 영향은 제어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전력 생산량 [자료=argus]
중국 전력 생산량 [자료=argus]

석탄 가격의 급등과 전력 부족으로 지방 여러 공장이 9월 말에 생산을 중단했다. 이에 중앙 정부는 석탄 공급을 늘리고 전력 가용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투자 증가율도 소폭 감소했다.

국가통계국(National Bureau of Statistics)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정자산 투자가 예상보다 약세를 보였다.

고정자산 투자가 1년 전보다 7.3% 올랐으나 예상치인 7.9%보다 낮은 수치다.

1월~9월까지 부동산 투자는 8.8% 증가했다.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CGTN]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CGTN]

옥스포드이코스의 루이스 쿠이즈는 로이터통신에 기대에 못 미치는 3분기 성장률에 대응해 중국 정책 결정자들이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인프라 개발을 확대하며 부동산 정책을 일부 완화하는 등의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경제가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던 세계 주요 투자 기관들은 최근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중국이 기후 변화를 이유로 에너지 생산을 계속 제한하면 올해 성장률이 6%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달 들어 골드만삭스와 노무라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8.2%에서 7.8%로, 8.2%에서 7.7%로 수정하는 등 일부 기관들은 중국이 올해 8%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ADB,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자료=ADB, ASIAN DEVELOPMENT BANK]
ADB,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 [자료=ADB, ASIAN DEVELOPMENT BANK]

이에 비해 IMF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8.1%로 낮췄다.

글로벌 투자회사 JP 모건의 차오핑 주(Chaoping Zhu) 이코노미스트는 "신용 상황이 타이트해지면서 투자활동이 위축됐다"라고 설명했다.

차오핑 이코노미스트는 고정자산 투자가 9월 같은 기간 대비 2.5%, 부동산 투자가 3.5%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무디스(Moody's)의 추산에 따르면 부동산 및 관련 산업은 중국 GDP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통계국의 푸(Fu) 대변인은 3분기 경제성장률에 부동산 부문의 기여도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전체 성장세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CNBC가 분석한 10개 주요 은행은 중국의 전력 부족과 부동산 부문의 부채를 억제하는 정책 등이 소비 부진과 함께 경제 성장에 압박 요인으로 판단하고 중국 연간 GDP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차이나 르네상스의 브루스 팡(Bruce Pang)은 "중국의 한때 주도적인 성장 회복세가 4분기로 접어들면서 모멘텀을 잃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산발적으로 잃어나는 코로나19 발생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정책 역시 경제 성장에 제약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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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