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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물가 3.7%↑…생활물가 10여년 만에 최대 상승

지난달 석유류 가격이 13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앞선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이 이어진 가운데 유류세 인하 효과도 아직 뚜렷이 나타나지 않은 탓이다.

서민 생활에 직결되는 외식비와 채소값 등 찬거리 가격도 급등하며 생활물가 역시 10년 만에 가장 크게 오르며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류 35.5% 급등…유류세 인하 가격 반영은 아직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2015년=100)로 1년 전보다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2011년 12월(4.2%) 이후 9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물가 상승을 이끈 것은 석유류 가격 급등이었다.

소비자물가

석유류는 35.5% 상승해 2008년 7월(35.5%)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7%) 가운데 석유류가 차지한 기여도는 1.32%포인트에 달했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33.4% 뛰어올랐고, 경유(39.7%), 자동차용 LPG(38.1%), 등유(31.1%)도 일제히 상승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해 지난달 12일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했으나, 유류세 인하 영향은 아직 석유류 가격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알뜰주유소나 직영주유소를 제외한 일반 주유소에서 유류세 인하 이전 재고분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물가
[연합뉴스 제공]

▲외식비 9년10개월만에 최대 상승…채소값 상승에 집밥도 부담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외식 물가는 약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3.9% 상승해 2012년 1월(4.0%) 이후 9년 10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원재료비 인상으로 이어진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수요 증가가 외식비 가격을 밀어 올렸다.

피자(6.0%) 등 개별 외식 품목의 가격 인상도 영향을 미쳤다.

외식비를 포함한 개인서비스 가격은 3.0% 올라 역시 2012년 1월(3.1%)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외식이 아닌 집밥도 부담이 크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농산물·축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탓에 서민들의 장바구니는 더욱 가벼워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에는 이른 추위와 김장철 수요가 맞물리며 오이(99.0%) 가격이 1년 전의 2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뛰어올랐고, 상추(72.0%) 가격도 급등했다.

돼지고기(14.0%), 국산쇠고기(9.2%), 수입쇠고기(24.6%) 가격이 일제히 오른 가운데 계란(32.7%)도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며 지난달 축산물 가격은 15.0% 상승했다.

가공식품 역시 3.5% 올랐는데, 곡물 가격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빵(6.1%) 가격이 특히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
[연합뉴스 제공]

▲월세 7년5개월만에 가장 크게 올라…생활물가지수 10년만 최대 상승

집세·전세·월세 등 주거비 부담도 늘어난 가운데 월세의 경우 2014년 6월(1.0%) 이후 7년 5개월 만에 1%대 상승률을 나타내며 가장 크게 올랐다.

전세 역시 2.7% 올라 2017년 10월(2.7%) 이후 가장 상승 폭이 컸다.

생활물가지수는 5.2% 급등했다. 2011년 8월(5.2%) 이후 10년 3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60개 물가 품목 중 소비자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식품이 5.4%, 식품 이외가 5.1% 각각 올랐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4.7% 상승했다.

한편 정부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등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유류세 인하 효과를 최대한 빨리 석유류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가격 점검반을 가동하고, 주유소 가격 인하를 독려한다.

김장 채소의 경우 배추 등 비축물량을 풀어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는 한편, 쌀 수급 관리와 할인 쿠폰 지원을 지속해서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