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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4자회담, 휴전 노력 재확인…2주 내 후속 회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4개국은 우크라 사태 해법을 모색하는 회담을 열고 친러시아 분리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 동부 지역에서의 휴전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4개국 고위 당국자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노르망디 형식의 4자회담을 개최한 뒤 공동 성명을 내고 '민스크 협정'에 따른 휴전 유지를 위한 각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8시간의 마라톤회담 끝에 도출된 공동 성명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이 휴전을 무조건적으로 존중하고, 2주 안에 독일 베를린에서 다시 만나 협의를 이어간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노르망디 형식 회담이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쟁 해소 방안을 논의하는 4개국의 만남을 일컫는다. 이러한 명칭은 4개국 정상이 2014년 6월 6일 프랑스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회동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한 것을 계기로 붙여졌다.

4개국 정상은 2015년 2월 돈바스 지역의 평화 정착 방안을 담은 민스크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이곳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노르망디 형식의 회담에서 공동 성명에 서명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이 직접 얼굴을 맞댄 201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회담을 두고 프랑스와 우크라이나 측은 긍정적이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러시아 측은 진전이 없다고 평가해 이견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측근은 "이번 회담은 2014년 이래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의 분리주의자들의 전투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면서도 "문제는 러시아가 해빙의 신호를 내비치길 원하느냐였는데, 현재 상황에서 우리는 긍정적인 신호를 얻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의 안드리이 예르마크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공동 성명이 2019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도출된 의미 있는 문서라고 강조하며 "이것이 매우 중요한 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논의 과정에서 민스크 협정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지속가능한 휴전에 대한 지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의 드미트리 코작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은 "해석에 있어서의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크라 동부에서) 휴전이 모든 당사자에 의해 유지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면서도 "우리 동료들이 우리의 주장을 이해해 (베를린에서 열리는 다음 회담까지) 2주 안에 성과를 내길 희망한다"고 말해 온도차를 보였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도 코작 부실장이 현재까지 진행된 노르망디 형식의 협상에서는 진전이 거의 없었으며,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코작 부실장은 한편으로는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상황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긴장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우크라 4자 고위당국자 회담' 언급하는 러시아 대표
'우크라 4자 고위당국자 회담' 언급하는 러시아 대표 [AFP/연합뉴스 제공]

한편, 우크라 동부 돈바스 상황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은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군대를 완전히 철수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반군과의 대화를 거부하면서 돈바스 지역의 자치 허용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우크라 접경 지역에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에 본격적으로 무기를 공급할 경우 양측의 대치가 대규모 무력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국제사회는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