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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산업] 공기업의 온실가스 저감투자 효과가 컸다

CEO스코어, 온실가스 저감투자액과 배출량 공시기업 213곳 조사결과 공개
업종은 공기업 10년간 3.9조원 투자하며 온실가스 15.6% 감축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대규모 투자에도 온실가스 배출 크게 늘어
대규모 저감 투자에도 생산설비 확충에 따른 배출 영향으로 해석

우리나라 공기업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3.9조원을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투자해 15.9%의 온실가스 감축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민간기업들은 5조원 투자에도 온실가스 배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8일 전국 500대 기업 중 온실가스 저감 투자액과 배출량을 모두 공시한 기업 213곳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중부발전 발전 공기업
한국중부발전 충남 보령시 본사 전경. 한국중부발전은 지난해 11월 2050 탄소중립 선언식을 가졌다. 중부발전 측은 2050 탄소중립 중간경로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30%이상으로 높여 온실가스를 ‘17년대비 45.7%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66%, 무탄소전원 발전비중 15%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사진=한국중부발전 제공]

공기업은 대규모 저감 투자만큼 배출도 크게 줄었다. 한국중부발전이 가장 많은 투자액인 1조302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남동발전(6279억원), 한국남부발전(6206억원)이 투자액 상위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각각 온실가스 증감률 -6.9%, -16.6%, -24.7%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한국철도공사(3731억원∙-11.2%), 한국동서발전 (2675억원∙-15.6%), 한국전력공사(1681억원∙-16.4%), 한국서부발전(1090억원∙-21.0%) 등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두자릿수의 감축률을 보였다.

공기업의 온실가스 저감투자는 연도별로 다소 편차가 있지만 매년 4000억원 안팎을 온실가스 투자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공기업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곧 2억톤을 웃돌다, 2018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2020년 처음으로 2억톤 밑으로 내려갔다.

CEO스코어 측은 "공기업이 전체의 43.9%에 해당하는 3.9조원을 투입해 가장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저감에 나섰다"며 "이를 통해 공기업은 10년 간 배출량을 15% 이상 줄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간부분은 공기업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했지만 온실가스 감축량은 공기업보다 부진했다. 민간기업은 같은 기간 온실가스 저감에 4조9921억원을 투자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 2억7006만톤으로 2011년(2억2565만톤)에 비해 19.7%(4441만톤) 증가했다.

CEO스코어 측은 "온실가스 저감 투자보다 생산시설 확충 속도가 더 빨라 투자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온실가스 저감에 각각 3676억원, 7851억원을 투자했지만 온실가스 배출은 각각 136.6%, 83.4% 늘었다.

온실가스 저감 투자액 상위 20위권에 든 기업 중 온실가스 저감을 이룬 곳은 포스코(8713억원∙-1.9%), OCI(1067억원∙-21.0%), 쌍용C&E(961억원∙-18.5%), 현대자동차(889억원∙-2.6%) 등에 불과했다.

◆ 급박해진 기후 변화 전망, 민간 감축에 대한 지적 나올 가능성 있어

이런 가운데 전문기관은 기후변화 속도가 어느때보다 빠르다고 지적한다.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6차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경 기온이 평균적으로 4℃ 높아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는 8년전 작성된 5차 보고서에서 명시한 2050년보다 10년 앞당겨진 것이다.

전문가는 기후변화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지적하며 각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공격적 저감 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 김준섭 연구원은 "이와 같은 위기감으로 UN 각 국가들은 COP26(유엔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석탄 발전의 단계적 폐지, 글로벌 탄소배출권 거래에 대한 장애물 해소, 기후변화 대응 기금 조성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전향적으로 합의하면서 기후변화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기로 하였는데 각 국가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공격적으로 저감하기로 하였으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각 국가는 탄소가격제 (탄소배출권 거래제, 탄소세 등)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민간 기업의 탄소 감축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평균기온 상승 시나리오별 기후 변화
KB증권 보고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