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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상권 희비…소공동,노량진·가락동 매출 양극화

코로나19 발생 이후 서울 안의 대표적인 상권들이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업무지구인 중구 소공동 상권은 유동 인구와 매출은 모두 줄었지만, '홈쿡'(집에서 요리하기) 영향으로 농수산물시장을 끼고 있는 동작구 노량진동과 송파구 가락동 상권 매출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3일 서울시 정책 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의 도시 연구 전문지 '서울도시연구' 최근호에 실린 '코로나19가 서울시 상권 매출 변화에 미치는 영향 분석' 논문에 따르면 상권에 따른 양극화가 뚜렷했다.

논문 저자인 고려대 정책대학원 데이터통계학과 임현정 석사와 최상범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처음 국내에서 발생한 2020년 1월을 기점으로 전후 1년간 서울시에서 영업한 모든 점포의 분기별, 업종별, 상권별 추정 매출액과 유동 인구 자료를 분석했다.

저자들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과 '우리 마을 가게 상권분석 서비스'에서 유동 인구, 매출액, 상권 정보를 수집해 전체 1496개 상권 중 유동 인구와 매출액 정보가 모두 있는 상권 1487개를 375개 행정동 단위로 집계했다.

코로나 유행 전이었던 2019년의 경우 상권의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홍대입구역 주변 상권을 끼고 있는 마포구 서교동(2576만명), 2위는 남대문과 그 주변 상권인 중구 소공동(2066만명), 3위는 종각역과 광장시장 주변 상권인 종로구 종로1∼4가동(2031만명) 순이었다.

2020년에 접어들면 상권의 유동 인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체로 감소했다. 1위는 마포구 서교동으로 동일했지만 612만명가량 줄어 1964만명을 기록했다.

순위에도 변화가 생겨 서대문구 북아현동·강남구 대치4동 등 주거인구가 많은 행정동은 2019년 각각 5위, 9위였으나 2020년 2위, 4위로 상승했다. 북아현동은 코로나 이전 1720만명이었으나 코로나 이후 1천906만명으로 늘었으며, 강남구 대치4동은 1457만명에서 1580만명으로 증가해 다섯 계단이나 상승했다.

이에 반해 중구 소공동(2위→5위), 강남구 역삼1동(8위→10위) 등 업무지구와 서대문구 신촌동(4위→7위) 등 대학가도 순위 하락을 겪었다.

코로나19 전후 매출 변화를 살펴보면 1위는 단가가 비싼 전자제품을 파는 용산전자상가를 끼고 있는 용산구 한강로동으로 2019년과 2020년 순위 변동이 없었으나 매출액은 1조6000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저자들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재택근무·원격수업 등을 이유로 가전제품과 컴퓨터 등을 구매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량진1동(10위→6위)과 가락1동(20위 밖→9위) 순위도 크게 상승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저자들은 "'홈쿡'으로 식재료 수요가 늘면서 농수산물 시장 도소매 매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면 오피스타운인 중구 소공동은 순위는 2019년 3위, 2020년 4위로 큰 변동은 없었으나 매출액은 2조2500억원에서 1조9800억원대로 떨어졌다.

한편 저자들은 분석 대상인 375개 행정동을 유동 인구 활동 유형에 따라 ▲ 중심업무 상권(종로구 종로1∼6동·중구 소공동·강남구 삼성동·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 번화가 상권(마포구 서교동·서대문구 신촌동·강남구 청담동·송파구 잠실본동 등) ▲ 주거중심 상권(서대문구 북아현동·노원구 상계동 등)으로 나눠 유동인구와 매출 변화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발생 이후 번화가 상권의 유동인구 수가 가장 많이 감소했으며 매출 감소액 또한 번화가 상권이 가장 컸다. 같은 번화가 상권 안에서도 외식업 업종의 매출액이 가장 크게 줄었으며, 마스크 등 의료기기와 식료품 등 홈쿡 업종은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