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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4월 휘발유·경유 소비량 감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휘발유·경유 소비량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휘발유·경유 합계 소비량은 1735만5000배럴로 3월보다 5.8% 감소했다.

국내 휘발유·경유 소비량은 올해 1월 2199만6000배럴, 2월 1849만2000배럴, 3월 1842만4000배럴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또 지난달 휘발유·경유 소비량은 코로나19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지난해 4월(2124만7000배럴)과 비교하면 무려 18.3%나 급감한 것이다.

이처럼 경유·휘발유 소비가 줄어든 것은 고유가 여파로 풀이된다.

연초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 유가가 들썩였고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을 감행하자 3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 130달러 선을 넘나들었다.

이에 따라 국내에 유통되는 석유제품의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휘발유
[연합뉴스 제공]

특히 국내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을 뛰어남은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L(리터)당 2000원 선도 돌파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기준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2천.93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1994.77원으로 2000원선 돌파를 다시 눈앞에 두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석유 제품의 소비량이 감소한 데 대해 "고유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게다가 5월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확대되다 보니 휘발유나 경유 구매를 미루는 대기 수요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달 소비량이 지난해 4월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데 대해서는 "지난해 4월에는 거리두기로 사람들의 이동이 많지는 않았지만,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편이 안전하다는 인식 탓에 석유제품의 수요가 유지가 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정유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이 수요 위축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가고 있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장기적으로 소비 지출이 줄어들어 정유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등의 영향으로 5월 소비량은 4월보다는 늘어날 것 같지만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 고유가에 따른 수요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