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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산업] 탄소 저장고 영국 이탄습지…그린피스 "불법적 화재로 훼손"

영국 일부 사격장이 정부의 금지에도 보호지역 이탄지(泥炭地)를 불태우고 있다고 환경 운동단체 그린피스와 조류 보호 자선 단체 RSPB가 말했다고 30일(현지 시각) BBC는 보도했다.

이탄지는 완전히 분해되지 못한 유기물이 습지 등지에 장기간 퇴적된 토지의 형태를 의미한다.

영국의 이탄 토지의 토양은 희귀 생태계를 보호하고 엄청냔 양의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한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일부 보호 지역에서 40cm 깊이의 이탄을 태우는 것을 금지했다.

영국 토지의 약 12%를 덮고 있는 이탄(泥炭) 습지는 약 30억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이것은 영국, 독일, 프랑스의 모든 숲의 탄소 저장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렇기에 영국 정부는 탄소 저장고인 이탄 습지를 '국립 열대우림'이라고 부른다.

RSPB와 그린피스는 이들이 수집한 증거에 따르면 이런 이탄 습지가 불법적으로 불태워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이에 정부는 BBC를 통해 "이들이 고발한 사업장의 규정 위반이 의심되는 경우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사경장은 사격용 뇌조(영국 들꿩)를 기르기 위해 관행적으로 이탄 습지의 식생을 태워왔다.

사격장이 토지를 태우는 관행은 뇌조(영국 들꿩)가 먹기 좋은 새싹을 위해서 이뤄지나 불이 붙으면 이탄 습지에 저장된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고지대 이탄 습지를 태우는 것은 매년 10월 1일에서 4월 15일까지로 제한돼 있다.

습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영국 정부는 새 규정에 따르면 대습원(blanket bog)을 태우는 것은 이탄 습지 형성과 서식지 생태에 피해를 끼친다.

대습원은 이탄 토양이 넓게 퍼져 있는 희귀 생태계를 의미한다.

영국의 새 규정은 이 희귀하고 섬세한 서식지를 보호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0)으로 줄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정됐다.

황무지 토지 소유자를 대표하는 무어랜드 협회(Moorland Association)는 "토지를 태우는 것은 1세기 이상 이어진 황무지 관리의 전통적인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통제 하에 불을 지르면 토양 식생이 3년 이내 회복되며 이런 관행은 생물 다양성을 촉진하고 산불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어랜드 협회는 BBC에 정부 조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무어랜드 협회 회원들은 "정부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모든 질문에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RSPB와 그린피스는 모든 토탄을 태우는 것을 전면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 자연 보호 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에 따르면 영국의 이탄 지대의 약 80%가 배수, 이탄 절단, 화재를 포함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토지 관련 활동으로 손상되고 악화된 상태다.

영국의 손상된 이탄습지는 이미 매년 거의 370만 톤의 CO2를 방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약 66만 영국 가정의 평균 배출량에 해당하며 에든버러, 카디프 및 리즈의 모든 가구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IUCN은 "기후 변화에 따라 이탄 습지가 더 악화되면서 이러한 탄소 배출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