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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게이트 넘긴 영국 존슨 신임투표 승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파티게이트' 위기를 넘기고 살아남았다.

존슨 총리는 6일(현지시간) 당내 신임투표에서 승리해 총리직을 유지하게 됐다.

존슨 총리는 보수당 하원의원 신임투표에서 찬성 211표, 반대 148표로 예상대로 신임을 받았다.

보리스 존슨

보수당 규정에 따라 소속 의원(359명)의 과반인 180명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당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다. 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여왕이 집권당의 대표를 총리로 임명한다.

존슨 총리는 일단은 '파티게이트' 부담을 꽤 덜게 됐을 뿐 아니라 1년간은 당내 신임투표에 부쳐질 위험을 피하게 됐다.

존슨 총리는 신임투표 후 "설득력 있고 결정적인 좋은 결과"라며 "이제는 국민을 돕는 일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단합을 강조하는 한편 조기 총선을 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봉쇄로 모임이 금지된 시기에 총리실 파티에 참석한 일로 경찰로부터 방역규정 위반으로 범칙금을 부과받았고 이로 인해 도덕성과 권위에 흠결이 생겼다.

존슨 총리는 작년 11월 말 봉쇄 중 파티 의혹이 처음 제기된 이래 당 안팎의 사임 요구에 시달렸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며 관심이 약해지는 듯했으나 지난달 25일 총리실 내 엉망진창 술판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긴 정부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다시 핫이슈가 됐다.

특히 지난 3일 여왕 즉위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존슨 총리 부부가 야유를 받는 모습이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은 연휴 직후인 이날 아침 투표 계획을 발표했다.

보수당 의원의 15%(54명) 이상이 1922 위원장에게 총리 불신임 의사를 밝히면 투표를 하게 된다.

신임투표 요건은 충족됐지만 영국 정가와 언론에서는 막상 투표가 실시되면 존슨 총리가 재신임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내각에 장·차관 등으로 참여한 의원만 해도 수십명인데 이들 상당수가 공개적으로 존슨 총리 지지 의사를 밝혔고 무엇보다 총리 후보감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존슨 총리는 투표 전 보수당 의원들에게 세금 인하와 경기부양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xinhua/연합뉴스 제공]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xinhua/연합뉴스 제공]

한편으론 생산성 없는 논쟁은 야당에 빌미만 제공할 뿐이고 자신이 물러나면 브렉시트 논의가 끝없이 공회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아침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이 흔들릴 수 있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그러나 존슨 총리의 당내 기반이 탄탄하지 않음이 확인된 불안한 승리이기도 하다.

존슨 총리가 얻은 찬성률은 59%인데 이는 2018년 12월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가 신임투표에서 받은 63%보다 낮다.

메이 전 총리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문제를 풀지 못해 결국 6개월 만에 스스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당시 보수당에선 그를 몰아내기 위해 재투표 금지 기간을 단축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존슨 총리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위기,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 우려 등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다시 위기에 몰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봉쇄 중 파티와 관련해서 의회에서 거짓말을 했는지에 관한 의회 조사도 남아있다.

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분열된 보수당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 없는 존슨 총리를 신임했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