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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류세 추가 인하 요구에 탄력세율 고심…가격 인하 효과에는 역부족

최근 소비자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며 석유류 가격에 붙는 유류세 인하 폭을 법정 최대한도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유류세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가격 하락 효과는 미미하고, 정책 부담은 크다는 점에서 반론도 제기된다.

14일 국회 등에 따르면 최근 여권에서는 유류세 인하 폭 확대를 포함한 추가 물가 대책이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유류세 추가 인하 가능성 검토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도 "공급 사이드에서 물가 상승 요인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공급 사이드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취하려고 한다"라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는 유류세의 탄력세율을 최대한 높여 국민 부담을 줄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르는 기름값 [연합뉴스 제공]
오르는 기름값 [연합뉴스 제공]

석유류를 구매할 때 붙는 유류세 인하 폭을 현재 30%에서 37%까지 늘려 가격을 낮추자는 취지다.

현재 정부는 휘발유·경유·LPG부탄에 대한 유류세 30% 한시 인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의 인하 폭으로, 이로써 휘발유를 구매할 때 붙는 유류세는 인하 전 820원에서 573원으로 내려가게 됐다.

여기서 유류세 탄력세율을 조정하는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한다면 유류세 실질 인하 폭은 37%까지 늘릴 수 있다.

유류세 중 교통세는 현재 법정세율보다 소폭 높은 탄력세율(L당 529원)을 적용하고 있는데, 탄력세율 대신 법정 기본세율(L당 475원)을 적용하고 이를 기준으로 30% 인하 조치를 시행하면 L당 유류세는 516원까지 내려간다.

유류세 30% 인하 시와 비교해 L당 57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시행령 개정 사안이므로 정부가 국회의 동의 없이 추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류세 탄력세율을 조정하더라도 유류 가격을 이전 수준으로 끌어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유류세 인하

국내 석유 가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원화로 환산한 국제휘발유 가격은 6월 둘째 주 리터(L)당 1천189.54원까지 치솟으면서 6월 들어서만 63원가량 올라갔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제유가를 따라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중 추가 가격 상승은 기정사실이 된 상황이다.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가 가격에 최대한 반영되더라도 가격이 내려간 만큼 다시 국제유가가 올라가므로, 국민 부담은 줄어들지 않게 된다는 의미다.

현재 정부에 남은 마지막 카드인 유류세 탄력세율까지 조정하고 나면 정책 여력이 완전히 소진된다는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법을 고쳐 유류세 인하 한도를 더욱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유류세를 최대 100%까지 감면할 수 있도록 인하 폭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과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이는 법 개정 사안이라는 점에서 야당의 동의가 필수적이며, 국회가 원 구성에 차질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실현 가능성도 작다.

한편으로는 고소득층에게 상대적으로 큰 혜택이 돌아가는 유류세 인하가 아닌 다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소득층을 포함한 전 국민 대상 대책보다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선별 지원 대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2천70원대를 넘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경유 판매가는 리터당 2천80원을 웃돌며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