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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3분기 가계대출 문턱 낮춘다…기업대출 엄격해질 듯

국내 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함에 따라 올해 3분기에 가계 대출의 문턱을 낮출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내외 경기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 대출에 대해선 엄격해질 전망이다.

11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해 3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6으로 지난 분기(19)보다 13포인트(p) 낮아졌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5∼30일 204개 금융사의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은은 이 조사에서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했다.

지수가 양(+)이면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 또는 '(대출태도) 완화'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감소' 또는 '강화'보다 많다는 뜻이다.

차주별로 대출태도지수를 보면 가계주택대출이 14로, 지난 2분기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 가계일반대출은 19로 지난 2분기와 같았다.

한은은 "가계에 대해서는 가계대출 증가율 둔화 등에 대응해 완화적 태도를 유지할 전망"이라면서도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의 영향 등으로 상대적으로 대출액이 큰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대출태도 완화 정도가 전분기보다 다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연합뉴스 제공]

기업대출 태도지수는 음수로 전환했다.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대기업은 전분기 3에서 -6으로 9포인트 낮아졌으며, 중소기업도 전분기 6에서 -6으로 12포인트 내렸다.

한은은 "기업 대출 태도는 대내외 경기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 여신 건전성 관리 필요성 등으로 강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이 예상한 3분기 신용위험지수는 38로, 지난 2분기(26)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신용위험지수 변화를 대출 주체별로 보면, 가계의 지수는 2분기보다 17포인트 오른 39를 나타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각각 11, 31로, 2분기보다 각각 3포인트, 6포인트 올랐다.

한은은 "3분기 중 기업 신용위험은 대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중소기업은 일부 취약업종과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 상환능력 저하 등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가계 신용위험도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무상환 부담 증대 등으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대출수요 지수는 -2로 지난 2분기 -6보다 4포인트 개선됐다. 수요 감소세는 계속되겠지만, 정도는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계의 경우 주택대출은 -17에서 -6으로 11포인트 개선됐으며, 일반대출 수요는 -17에서 -19로 2포인트 떨어졌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대기업지수는 6으로 지난 2분기와 같았으며, 중소기업은 8로 지난 2분기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채 발행 시장 위축 등 요인으로 전분기 시장의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은 설문조사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소득 여건 악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3분기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고, 대출 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