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기후위기와 산업] 커피 내리고 버려지는 커피박, 친환경 퇴비로 재탄생

커피는 현대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호 식품의 지존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커피는 친환경 측면에서 불편한 진실을 품고 있다.

커피 원두는 추출 과정에서 3%만 사용되고, 97%를 차지하는 커피박은 버려지기 때문이다. 커피박은 일반폐기물로 분류돼 소각 또는 매립이 원칙이다.

2020년 국회입법조사처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평균 전국에서 사용되는 커피 원두(생두)의 양은 16만7578톤이다. 그 중 생두 1kg이 로스팅되어 880g만 원두로 배출되는 것을 기준으로 추정하면 커피 찌꺼기 발생량은 14만9038톤에 달한다.

서울(1만4000곳) 및 경기도(1만5000곳) 등 수도권의 커피 전문점이 전국 41.2%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경기도에서만 3~4만톤의 커피박이 생활 쓰레기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친환경 생태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용인시는 버려지는 커피박을 줄이고, 이를 재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커피박
▲ 용인시 관계자가 사무실에서 생긴 커피박을 모아 정리하고 있다. 사진=용인시.

용인시는 커피전문점에서 배출되는 커피박을 친환경 퇴비로 탈바꿈시키는 '커피박 재활용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시와 커피전문점이 커피박을 수거해 용인축협 축분비료공장으로 보내면 친환경 퇴비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커피전문점이 몰려있는 기흥구 보정동 카페거리 내 20곳, 연면적 200㎡ 이상 사업장 8곳 등 총 28곳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커피박을 친환경 퇴비로 바꾸면 생활폐기물 발생량과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폐기물 소각량도 그만큼 줄어 미세먼지, 온실가스 등 환경오염물질도 그만큼 감소하게 된다.

용인시 내 커피전문점은 약 1300여 곳이다. 시범사업이 전체로 확대되면 연간 발생하는 커피박 945톤 및 쓰레기 처리비용을 매년 1억4175만원 절감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일반 폐기물로 버려지는 커피박에 생명을 불어넣어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라며 "앞으로도 생활 폐기물을 줄여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