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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다 월세 선호…전셋값 39개월만에 첫 하락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가격은 오르고 전셋값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월세 이자율보다 금리가 더 올라가면서 월세를 낀 반전세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6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 시스템에 등록된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된 작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는 총 21만7천35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규 계약으로 신고된 거래는 8만725건으로 월세 거래가 4만403건, 전세 거래가 4만6622건이었다.

R114가 지난해 6∼12월과 올해 1∼5월에 전세와 월세 계약이 각각 1건 이상 이뤄진 2361건에 대한 평균 거래 금액을 비교·분석한 결과 전셋값은 이 기간 6억3930만원에서 6억2512만원으로 2.2%(1418만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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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전셋값 39개월만에 첫 하락

이날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6억7788만원으로 지난달(6억7792만원)보다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의 월평균 전셋값이 떨어진 것은 2019년 4월(4억6210만원) 이후 39개월 만에 처음이다.

강북 14개 구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5억6066만원에서 이달 5억6059만원으로 하락했다.

강남 11개 구는 7억8820만원에서 7억8809만원으로 떨어졌다.

또 경기도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월 3억9206만원에서 7월 3억9161만원으로, 인천의 아파트는 2억1570만원에서 2억1481만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전셋값도 이달 평균 4억6846만원으로 2019년 6월(3억1408만원) 이후 3년1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이처럼 전셋값이 떨어진 데는 임대차 시장에 월세 선호가 두드러진데다 전세 물건이 시장에 쌓이고 재계약 증가에 신규 전세를 찾는 수요가 했기 때문이다.

반면 월세 가격은 1.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1년간 서울아파트 전월세전환율(4.1%·한국부동산원 기준)을 적용한 환산보증금이 5억9470만원에서 6억189만원으로 719만원(1.2%) 오른 것을 토대로 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20%로 지난달(3.19%)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6월(3.22%) 이후 1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연 환산이율을 말한다.

여경희 R114 수석연구원은 "높은 전셋값과 대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 확대로 전세의 월세화가 이어지면서 월세 가격은 오르고, 전셋값은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들어 5월까지 신규 계약된 서울의 아파트 월세 거래 가운데 보증금이 2년 치 월세보다 큰 '준전세' 비중은 39.7%로, 지난해 6∼12월(45.1%) 대비 5.4%포인트(p) 낮아졌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보증금이 1년 치 월세 이하인 '순수월세' 비중은 4.4%에서 5.2%로 0.8%p, 보증금이 월세 1∼2년 치인 '준월세' 비중은 50.6%에서 55.1%로 4.5%p 각각 높아졌다.

여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보증금을 낮추고 월 임대료를 높인 월세 거래의 비중이 커진 것"이라며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월세가 오른다는 것은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