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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연료 보조금 예산 바닥에 서민 휘발유값 인상

인도네시아 일면 '반값 휘발유'라고 불리던 서민용 휘발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가 급등에 보조금 지출이 커지면서 인도네시아 정부의 연료 보조금 예산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6일 인도네시아 비스니스닷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리핀 타스리프 에너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달 중 연료 보조금 정책을 개정할 계획"이라며 정부 보조금으로 낮은 가격이 유지되는 페르타라이트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률이나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페르타라이트는 옥탄가가 90인 저가형 휘발유로 1L당 7650루피아(약 68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셸 등 국제 브랜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이처럼 가격이 싼 이유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덕분이다.

페르타라이트가 품절됐다는 주유소 안내판 [CNN 인도네시아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페르타라이트가 품절됐다는 주유소 안내판 [CNN 인도네시아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네시아 정부는 페르타라이트가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에 많이 사용되며,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만큼 국제 유가 급등에도 보조금을 늘려가며 페르타라이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정부 보조금 지출도 예상보다 대폭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에너지 보조금 예산이 예상보다 빨리 바닥나면서 지난 11일 전체 에너지 보조금 예산을 전년 대비 3배 수준인 502조 루피아(약 44조6000억원)로 확대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정부 보조금 지출은 600조 루피아(약 53조3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 수입의 약 25%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하원 예산위원회 사이드 압둘라 의장은 "추가적인 보조금 예산 확대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가격 인상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담이 늘어나자 정부도 페르타라이트를 생산·판매하는 인도네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페르타미나에 페르타라이트 판매를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 때문에 주유소에서는 페르타라이트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