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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기업, 정부 압박에 생필품값 동결·기름값 인하

프랑스 기업들이 정부의 압박에 소비자 물가상승을 억제를 위한 대책을 내놨다.

유통회사 까르푸는 22일(현지시간) 시리얼·커피·기저귀·세제 등 100여 개 필수 품목에 대해 오는 11월 30일까지 가격을 동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미 CNN방송,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내 매장이 1400개를 웃도는 까르푸는 이번 가격동결 조처가 인플레이션 대응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가격이 다 오르는 상황에서 까르푸는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을 가능한 한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관세가 오르는 품목의 경우 가격이 추후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이번 조처는 앞서 유사한 대책을 내놓은 또 다른 유통회사인 르클레르에 뒤따른 것이다.

르클레르는 지난 5월 120개 품목 가격을 동결한 데 이어 오는 12월 초까지는 약 230개 필수품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치솟은 에너지 가격에 편승, '역대급' 매출 실적을 올린 에너지·운송업체들도 가격 인하 방침을 내놨다. 

프랑스의 까르푸 매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의 까르푸 매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는 내달 1일부터 11월 초까지 자사가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기름값을 리터당 0.20유로(약 270원), 이후 연말까지는 0.10(약 130원)유로를 인하할 계획이다.

세계 3위 해운 기업인 CMA CGM도 아시아에서 프랑스 본토로 들어오는 수입품 운송료를 내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자국 기업들에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한 대책을 요구해온 프랑스 정부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의 7월 물가상승률은 6.8%로, 1990년대 초반 유럽연합(EU) 지표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시적인 가격 동결 혹은 인하 조처의 효과가 그다지 크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