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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중국 반발 속 신장 보고서 발표, 국제 관심 촉구

유엔 인권사무소는 31일(현지시간) 중국 신장에서 위구르족을 상대로 한 차별적인 구금이 이뤄졌으며, 이는 반인도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AP, AFP 통신이 전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이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신장 위구르족 인권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의 대테러 작전과 '극단주의'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신장 자치구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됐다"면서 열악한 환경에서의 구금, 고문 및 학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성폭력 사건이 있다는 의혹도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위구르족과 다른 이슬람교도에 대한 임의적이고 차별적인 구금의 규모는 국제 범죄, 특히 반인도 범죄를 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미국 등 일각에서 제기해온 '제노사이드'(집단학살)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유엔 인권사무소는 이 지역 상황에 대해 중국 정부와 유엔 정부간 기구, 인권 시스템은 물론 국제 사회의 긴급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신장 자치구는 1천100만 명의 이슬람 소수민족 위구르족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국제 인권단체 등은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이슬람교도들이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돼 있으며 여기에서 가혹한 인권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중국은 처음에는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테러와 싸우는 데 필요한 '직업교육 훈련센터'라고 주장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실은 신장 위구르족 재교육 시설의 인권 문제에 대해 조사하고 3년 넘게 보고서를 준비했다. 그러나 그동안 보고서가 발간되지 않자 미첼 바첼레트 최고대표가 중국의 인권 문제에 미온적인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바첼레트 최고대표는 지난 5월 중국을 찾아 재교육 시설의 후신인 '카슈카르 부속 학교'를 방문했지만 그 이후로도 보고서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재교육 시설의 실태를 면밀히 확인하지 못한 채 중국 정부의 정책 홍보에 이용당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보고서는 바첼레트 최고대표가 4년 임기를 끝내는 마지막 날인 31일 임기 종료를 13분 앞두고 전격 공개됐다.

제네바 유엔 사무소 주재 중국 대표부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반중국 세력에 의해 날조된 거짓말과 허위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강력히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