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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체결, 환율 안정에 효과있을까

한국은행이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를 14년만에 체결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등 환율 급등하면서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외환당국이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와환 스와프' 카드를 꺼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연금의 외환시장 거래 비중이 1% 수준으로 영향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한은의 이번 결정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3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5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국은행과 10월 중에 100억 달러 한도의 외환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보건복지부가 밝혔다.

2005년 5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177억달러의 스와프를 체결한 지 15년 만이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외환시장이 아닌 한국은행에서 조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한국은행
[연합뉴스 제공]

▲한은,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체결 '연금 환전수요 줄이기'

이번 한국은행의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체결 이유는 국민연금의 환전 수요를 줄이는데 있다.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 투자 등을 위해 와환시장에서 원화를 달러로 바꾸면서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올해 상반기부터 있었다. 즉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것.

미국 재무부는 처음으로 올해 6월 환율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이 원화 가치 하락의 원인이라고 지목했었다.

국민연금이 연 300억 달러 이상 환전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번 스와프 규모는 3분의 1에 그친다.

국민연금이 지난 7월 외환시장에 따르면 올해 해외투자를 위해 현물환 시장에서 320억 달러를 환전할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 전문가는 이번 스와프에 대해 연금의 환전 수요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수 있으나 실제 환율 안정효과는 미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연금이 6월말 '선물환 매도'로 환헤지를 한 시점 이후로 연금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다는 해석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현물환 시장에서 일평균 1~2억 달러를 환전하는데 이는 일평균 거래규모에서 비중이 1%에 불과하다.

추경호 부총리
[연합뉴스 제공]

▲한은, 지금 국민연금과 스와프 체결한 배경은?

연금의 현물환 시장에서 비중 감소에도 한국은행이 연금과 스와프 체결 이유는 무엇일까?

이달 들어 원화가치 하락폭이 주요국 통화와 비교했을 때 더 컸기 대문이다.

달러는 하반기부터 이달 22일까지 6.3% 오르는 데 환율은 8.5%(23일) 급등하며 원화 약세 추세가 더 강해졌다.

원화 가치가 이달에만 5.4% 떨어졌다. 이는 주요국 통화인 유로화는 2.4%, 위안화 2.6%, 엔화 2.5% 하락폭의 2배 수준이다.

기금운용위원장 직무대행인 이태수 보건사회연구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올해 들어 미 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는 등 대내외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위험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변화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기민한 대응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연기금·기업 등 환율 변수 관리"

한편, 추경호 부총리는 22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원/달러 환율 흐름과 관련해서 환율 수준 이면에서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요인들에 대해 촘촘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연기금 등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 흐름, 수출·수입업체들의 외화자금 수급 애로 해소 등 외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시장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8월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7월 말(4386억 1000만 달러)보다 21억 8000만 달러 감소한 4364억 3000만 달러다.

앞서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올해 8월까지 빠져나간 외화는 266억 9000만 달러에 달한다.

추 부총리는 외환보유고가 줄어든 것과 관련해서는 "외환보유고라는 게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때 쓰려는 것"이라며 "약간의 시장 안정조치로 외환보유고에 변동성이 있는 건 그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술적으로 달러 강세 때문에 외환보유고에 있어 자산 평가 변동이 있어서 나타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소폭 움직임에 관해 별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