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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7% 시대, 금리 상승에 영끌족 이자부담 눈덩이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약 13년 만에 7%대 대출 금리가 굳어지고 있다.

더구나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이상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내 대출금리가 8%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예상보다 더 빠른 국내외 통화 긴축으로 금리가 급등하면서 1∼2년 전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들의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더구나 시장의 전망대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가 1.00%포인트(p) 더 올라 3.50%에 이르면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 족들의 고통은 더 커지고, 소비 위축 현상도 뚜렷해질 전망이다.

▲대출금리 1주일새 최대 0.35%p 급등…4%대 신용대출 사라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4.730∼7.141% 수준이다.

불과 1주일 전인 9월 23일(4.380∼6.829%)과 비교해 상단이 0.312%포인트(p), 하단이 0.350%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미국과 한국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전망 등의 영향으로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서 지난달 27일 하나은행의 혼합형(금융채 5년물 지표금리) 금리가 7%를 넘어선 데 이어, 우리은행의 혼합형 금리도 7%를 웃돌고 있다.

앞서 6월 중순 우리은행만 잠깐 7%대를 찍었다가 곧 6% 초·중반대까지 빠르게 내려간 것과 비교해 다소 다른 분위기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4.510∼6.813%다. 역시 1주일 전(4.200∼6.608%)과 비교해 상단과 하단이 각 0.205%포인트, 0.310%포인트 올랐다.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가 이달 중순 예상대로 또 인상되면, 조만간 변동금리도 7%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의 7%대 주택담보대출 시대가 2009년 이후 약 13년 만에 돌아온 셈이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7%대가 머지않았다.

1주일새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4.903∼6.470%에서 5.108∼6.810%로 인상되면서 4%대 금리가 사라졌다.

대표적 서민 대출상품인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금리도 연 4.260∼6.565%로 뛰었다.

▲대출금리 8%대 올라서나

더구나 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과 시장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미국의 잇따른 자이언트 스텝에 대응해 이달 12일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만 빅 스텝을 밟고 11월 베이비스텝으로 돌아가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0.75%포인트, 10월과 11월 연속 빅 스텝을 단행하면 1.00%포인트 더 오르게 된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상승 폭(0.75∼1.00%포인트)만큼만 높아져도 연말께 대출금리는 8%에 근접할 전망이다.

만약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거의 14년 만의 일이다.

대출
[연합뉴스 제공]

▲전세대출+신용대출자, 2년새 월 이자 132만원→259만원

만약 기준금리가 최소 한 차례의 빅 스텝(0.50%포인트 한꺼번에 인상)을 거쳐 현재 2.50%에서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3.50%까지 1.00%포인트 더 오르면 이자 부담이 더 커진다.

3일 5대 시중은행 가운데 한 곳의 대출자 사례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기업에 근무하는 A씨(신용등급 3등급)는 2년 전(2020년 10월) 서울 서초구 래미안서초에스티지 25평형(전용면적 59.99㎡)에 8억1천500만원의 임대보증금을 내고 전세로 들어갔다.

전세대출(SGI서울보증. 대출기간 2년. 일시상환식. 신규취급액 코픽스 6개월 연동금리)을 최대한도인 5억원까지 받았고, 신용대출(대출기간 1년. 매년 기한연장 가능. 일시상환식. 금융채 6개월 연동금리) 1억원도 더했다.

A씨의 최초 대출 당시 월 이자 상환액은 약 132만6천원(전세대출 연 2.45% 적용 102만1천원+신용대출 연 3.66% 적용 30만5천원)이었다.

그러나 이후 코픽스와 금융채 등 지표금리가 오르면서 2년 후인 이달 금리 갱신 시점에는 상환액이 약 259만3천원(전세대출 연 4.89% 적용 203만7천원+신용대출 연 6.67% 적용 55만6천원)으로 늘었다.

2년 전(132만6천원)의 거의 두 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내년 4월 금리 갱신 시점에 A씨의 월 이자는 약 309만3천원(전세대출 연 5.89% 적용 245만4천원+신용대출 연 7.67% 적용 63만9천원)까지 늘어난다.

이자가 최초 월 이자(132만6천원)의 2.3배가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