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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32년만에 최저…日 당국 개입할까

일본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 엔/달러 환율이 150엔대에 근접하면서 당국의 추가적인 시장개입 여부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지난 9주간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주에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시간 이날 오전 9시 58분에는 달러당 148.56엔대를 기록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공격적인 통화 긴축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세계 주요국과는 달리 통화 완화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약 23%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
▲ 15일 새벽 도쿄의 외환 거래 모니터에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달러당 148.85∼148.86엔으로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제공]

엔화 약세가 이어지자 지난 14일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은 "외환시장 변동을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변동에는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한발 더 나아가 과감한 조치를 내놓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달러당 150엔이라는 환율이 갖는 심리적 의미를 지적하면서 150엔선이 깨지면 당국이 추가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내부 압력이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 은행의 환율시장 전략가인 로베르토 미알리치는 많은 투자자가 달러당 150엔이 당국이 용인할 수 있는 엔화 가치 하락의 최대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시장 불안이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엔·달러 환율이 장중 145.90엔(일본은행 집계 기준)까지 치솟은 지난달 22일 약 2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을 했다.

당일 개입 직후 환율은 달러당 140엔대까지 하락했으나, 일본의 초저금리 기조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개입 효과가 약해지면서 지난주에는 32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48엔대 후반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