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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 문답] 정부 국유재산 헐값매각 괜찮나

최근 정부 재정기조와 국유재산 매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국가채무 비율이 늘면서 재정건전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부동산 매각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유지가 민간 거래 시 예상가격보다 20% 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지윤 한국개발연구원(KDI) 부동산연구팀장을 통해 관련 내용 정리해 봅니다. <편집자 주>

◆ 국유지 매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성장동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사회복지에 대한 요구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고령화 사회로의 이행이 예고되어 있기 때문에 미래 재정부담은 높아질 전망입니다.

향후 재정 여력 감소로 국유재산의 효율적 관리가 요구됨에 따라, 국유부동산에 대한 효율적 사용을 강화하고 중장기 관리체계에 대해서도 고민할 시점인데요.

현재 국유지는 국유재산의 4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우리나라 전체 국유지 면적은 연평균 83km²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유지는 새로운 행정목적이 발생하면 매입을 통해서 증가하고, 행정목적이 사라지면 이른바 용도 폐지돼 일반재산으로 분류됩니다.

국유지 매각은 행정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 일반재산에 한해서 허용되는데요.

행정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향후에도 활용 가능성이 낮은 국유지를 적절하게 매각하는 과정은 국유지의 효율적 구성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특히 향후 이용목적이 낮은 국유지에 대해서는 민간매각을 통해 민간 이용을 촉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국유지 안내문
▲ 한국도로공사 국유지 안내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 제공]

◆ 국유지 매각 수익은 어느정도인가

최근 5년간 일반재산 중에서 일반회계에 속하는 국유부동산의 매각 수입은 연평균 1조1000억원 정도에 이릅니다.

국유지 매각은 전체 일반재산 운용수입 측면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국유부동산 또는 국유지 매각대금은 전체 운용수입의 매년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국유지 매각에 대한 효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유지가 잘 팔렸느냐는 부분에 있어서 정량적으로 해답을 내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토지는 위치 및 용도에 따라 내재가치가 다르고, 같은 토지라 하더라도 거래가 언제 일어났는지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인데요.

KDI가 국유지 매각 전수자료 약 19만 건과 국토부 실거래 토지매각 자료 약 730만 건을 분서한 결과, 국유지는 민간 거래 시 예상가격보다 단위면적당 약 18%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토지의 분석단위인 필지에 대해 위치적인 범주를 좁혀가면서 분석한 결과, 국유지는 단위면적당 민간 거래 가격 대비 약 18~23% 정도 낮게 매각됐습니다.

◆ 국유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팔리는 이유는

국유지가 민간 대비 낮은 가격에 매도되는 것은 대부분 경쟁계약이 아닌 수의계약에 의한 매각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KDI가 계약형태를 구분해서 분석을 실시한 결과, 수의계약의 경우에는 민간 대비 거래가격이 유의하게 낮았지만 경쟁계약의 경우에는 민간과 가격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는데요.

수의계약 시에는 민간 대비 16~20% 정도 낮은 가격에 매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경쟁계약을 할 경우에는 민간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격차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국유지 매각 수의계약 비중은 2013년 75%에서 2018년 92%까지 높아졌습니다.

국유부동산 전체의 계약 비중을 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97%에 다다를 만큼 높은 수준으로 수의계약이 이루어졌습니다.

오지윤 KDI 부동산연구팀장은 "수의계약 비중이 높은 것은 국유재산법 시행령상 예외규정 적용대상이 많은 데 기인한다"며 "수의계약 허용 규정에 대한 제도적 합리화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 정부에서 먼저 나서서 팔겠다고 하는 상황인데, 경쟁계약이 되더라도 제 값을 받기는 어렵지 않은가

많이 매각하면 경쟁을 하더라도 가격이 떨어질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인데요.

전체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오 팀장의 판단입니다.

우선 매년 토지매각 중 국유지 매각 비중은 2% 정도 수준으로 낮아 독점력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또 경쟁계약은 입찰을 통해 토지의 내재가치에 가까운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