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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역전 지속·확대 전망, 환율 1,500원 가능성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간 금리 격차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이를 가능성도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연준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달까지 3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금리 상단을 3.25%로 끌어올렸다.

이후 한국은행은 이번 달 12일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올렸다.

이러한 가운데 연준은 다음 달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 금리 상단을 4.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총재
[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속하면서 월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 기준금리가 내년 3월께 5.0%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반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준금리 고점이 3.50%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다수 위원이 말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힌 상태다.

이처럼 미국 금리 인상폭이 한국을 앞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상황이 유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더 높으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블룸버그는 한국은행이 아무리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입장을 취하더라도 연준의 금리 수준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금융시장이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이미 16% 이상 떨어졌다.

주요 금융기관 중 뱅크오브아메리카, 노무라 홀딩스,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ING 파이낸셜마켓츠 등은 현재 1,420원대인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블룸버그의 시장 조사에 따른 원/달러 전망치(중간값) 1,450원보다 50원 정도 높은 것이다.

클라우디오 피론 등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연말까지 1,500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중국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원화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달러화 강세에 따른 측면이 크지만, 한국의 수출 둔화와 외환보유고 감소, 강원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 따른 신용 경색 등도 원화 약세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스코샤뱅크의 전략가인 가오치는 연준이 11월에 이어 12월에도 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 경우 한국 원화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태국 바트화 등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