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이슈인 문답] 내년 국내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올까

내년 우리 경제가 수출과 투자의 부진으로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IMF(국제통화기금)는 내년 세계경제가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 강화와 중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2.7%의 낮은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 경제가 2% 내외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들 정리해 봅니다. <편집자 주>

◆ KDI의 내년 국내 경제 전망은 어떠한가

우리 경제는 2023년에 수출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투자부진도 지속되면서 1.8%의 낮은 성장률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민간소비는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며 서비스 소비가 회복되겠지만,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저하와 시장금리 상승으로 재화 소비가 둔화됨에 따라 2022년 4.7%보다 낮은 3.1%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2022년 -3.7%에 이어 2023년에도 0.7%의 낮은 증가율에 머무를 전망입니다.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부진과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인해 2022년 -3.0%에 이어 2023년에도 0.2%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출은 국가 간 인적 이동이 확대되며 서비스 수출이 회복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둔화로 상품 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1.6%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입니다.

상품 수출은 글로벌 수요 감소세가 지속되며 반도체를 비롯한 ICT를 중심으로 2022년의 4.2%보다 낮은 1.0%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입은 2023년에 해외여행 수요회복이 본격화되겠지만, 수출과 투자부진으로 상품 수입이 크게 둔화되면서 2022년 4.3%보다 낮은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상수지는 2023년에 서비스 수지 적자 폭이 확대됨에 따라 올해 230억 달러보다 흑자 폭이 축소된 16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상품 수지는 2023년에 수출이 둔화되겠으나 국제유가 안정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며, 2022년 114억 달러보다 소폭 확대된 17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서비스·본원·이전소득 수지는 2022년에 116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후 2023년에는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회복되면서 11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상승 폭은 축소되겠지만, 여전히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하는 3.2%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근원물가도 경기둔화로 인해 2022년 3.6%에 비해 상승 폭이 3.3%로 축소될 전망입니다.

취업자 수는 2023년에도 양호한 고용여건이 유지되겠지만, 기저효과와 고령화로 인해 2022년의 79만명보다 크게 축소된 8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업률은 2023년에도 3.3%의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경제 전망
[연합뉴스 제공]

◆ 1%대의 성장률 전망은 처음인 것 같은데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대 전망을 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과거 국내 경제 성장률이 3~4% 수준이었기 때문에 1%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지금은 성장 추세 자체가 대략 2% 내외이기 때문에, 전망치가 1% 후반이 나온다고 해서 아주 큰 위기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경기순환 과정에서 1% 후반이나 2% 초반 정도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숫자라는 것입니다.

또 그는 내년 상·하반기 성장 패턴을 '상저하고'라고 했는데요. 내년 상반기에 가장 경기가 많이 둔화되고, 하반기에는 서서히 회복되는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경기둔화 국면 전망의 의미는 무엇인가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가장 크게는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부분을 봤다고 했습니다.

2% 정도에서 조금 내려간 1.8% 정도면 잠재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큰 폭으로 하회하는 정도도 아니기 때문에, 경기침체로까지는 판단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 소비자물가가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는데, 스태그플레이션이 온다고 할 수 있을까

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불황과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요.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다만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방향 자체는 스테그플레이션이지만, 이것만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명확히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는 내년 경제가 경기침체까지는 아닌 경기둔화 정도, 물가상승률도 연간으로 보면 3.2%지만 하반기로 가면 2.5%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 상반기에는 내년 국제유가를 배럴당 92달러로 전망했다가 이번에는 84달러로 낮춰 잡았는데, 소비자물가는 1%p 올려 잡았다

국제유가를 조금 하향 조정한 반면에 소비자물가는 조금 상향 조정한 것이 조금 어긋나 보일 수도 있는데요.

이에 대해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상반기에 생각했던 것보다 에너지 가격이나 곡물 가격들이 조금 더 경제에 많이 파급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근원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조금 더 높은 상황인데요. KDI는 공급 측 충격이 대개는 근원물가에 잘 파급이 안되지만 이번에는 장기화되면서 근원물가에도 많이 파급되는 것으로 보고, 내년도 물가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 내년 상반기에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봤는데, 내년 1분기 또는 2분기에 전기대비 마이너스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KDI는 내년 1, 2분기 중 상당히 낮은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지만, 베이스라인(기준) 시나리오에서는 전기대비 플러스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