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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선호 감소, 화폐발생잔액 증가율 18년만 최저

시중에 풀린 현금이 170조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금 금리 상승, 일상회복으로 인한 위험회피심리 완화 등으로 현금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증가율이 1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174조8622억원으로. 1년 전(167조5718억원) 대비 4.4%(7조2903억원) 증가했다.

화폐발행잔액은 한국은행이 발행해서 시중에 공급한 화폐 중에서 환수한 금액을 뺀 잔액이다.

즉 한은으로 돌아오지 않고 남아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현금의 규모를 말한다.

통상 경제가 성장하면 한은이 발행한 화폐보다 환수한 금액이 적어 화폐발행잔액은 늘어나게 된다.

화폐발행잔액은 2016년 말 97조3822억원에서 2017년 말 107조9076억원으로 100조를 넘어선 뒤 2018년 말 115조3894억원, 2019년 말 125조6988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이어 코로나19 피해회복 지원 등으로 유동성이 확대 공급되고, 현금을 쌓아두려는 유인이 늘어나면서 2020년 말 147조5568억원, 2021년 말 167조5718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전년 대비)은 2000년대 들어 한 자릿수를 유지하다가 금융위기 다음해인 2009년(21.4%)부터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2017년까지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이어 2018년 6.9%, 2019년 8.9%로 잠시 주춤하다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17.4%)과 2021년(13.6%)에 다시 급증했다.

지난해 화폐발행잔액 증가율(4.4%)은 2008년(4.9%)보다 낮은 것으로 2004년(1.6%) 이후 1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위험회피심리 등으로 인해 현금을 보유하려던 유인이 높았고, 이로 인해 (발행한 화폐보다 환수한 금액이 적어) 화폐발행잔액 증가 속도가 빨랐다"면서 "지난해의 경우 일상회복 기조에 접어들면서 위험회피심리가 완화됐고 이로 인해 증가 속도가 둔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은행에 예금을 하면 한은으로 환수되면서 화폐발행잔액 증가 둔화요인이 된다"면서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 금리가 상승, 현금보유의 기회비용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설 자금 방출
[연합뉴스 제공]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은행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021년 11월 1.57%에서 지난해 11월 4.29%로 2.72%포인트(p) 올랐다.

이에 따라 은행의 수신(예금·작년 12월말 잔액 2천243조5천억원)은 지난해 107조4천억원 늘었고, 특히 정기예금이 200조1천억원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화폐발행잔액 중 5만원권이 152조9407억원으로 전체의 87.5%를 차지했다.

5만원권은 전년 대비 8조7296억원(6.1%) 증가했다.

1만원권 잔액은 2021년 17조8219억원에서 지난해 16조3750억원으로 오히려 1조4천469억원(8.1%) 감소했다. 전체 화폐발행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4%였다.